21대 국회 상임위원장 배분을 놓고 여야가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면서 정국이 얼어붙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18개 상임위의 위원장을 모두 여당이 차지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제1야당인 통합당은 "차라리 국회를 없애라"고 맞받았고, 국민의 당까지 가세하며 격화되는 양상이다.
오는 30일 공식 출범하는 21대 국회 원구성은 다음달 8일까지 마쳐야 한다.
원 구성 협상이 난항을 겪는 가장 큰 이유는 법제사법위원장과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어느 당이 차지하느냐다. 21대 국회는 포스트 코로나 이후 경제·산업구조 재편, 노동, 증세 문제, 개헌, 선거법 개정, 검찰개혁 관련 후속 법안 등 처리해야 할 난제가 산적해 있다.
문재인정부가 임기 내 사활을 걸고 완수해야 하는 과제들을 국회에서 꼭 처리해야 하는 거대 여당으로서는 법사위원장, 예결위원장을 꼭 사수해야 하는 이유다. 야당은 야당으로서의 견제 기능을 위해 법사위·예결위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야 원내대표는 28일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오찬 회동을 갖고 이 문제를 포함한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상임위원장은 대개 원만한 회의 진행을 위해 여야의 3선 이상 의원들이 맡아온 게 관례다. 상임위원장 배분이 끝나면 각 당은 중진 의원들의 선수(選數)와 나이·전공, 상임위원장·간사 경력 여부를 따져 위원장 후보로 추천한다.
우선 청와대 대통령비서실과 국회사무처를 관할하고 국회법을 다루는 국회운영위원회는 여당 원내대표가 위원장을 맡는 관례에 따라 김태년 원내대표로 사실상 확정된 상태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법사위는 민주당에선 박범계(3선) 의원이, 통합당에선 김도읍(3선) 의원이 유력하다. 두 의원은 모두 20대 국회에서 법사위 간사를 역임했다.
국무총리실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공정거래위원회 등 경제 관련 부처를 관할하는 정무위원회 위원장은 19-20대 국회에서 정무위에서 활동한 이학영(3선) 민주당 의원이 유력하고, 기획재정위원장은 윤호중(4선) 민주당 의원이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은 박범계·이원욱(3선) 민주당 의원이나 이채익 통합당 의원 등이 거론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은 박광온(3선) 민주당 의원 또는 박대출(3선) 통합당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국토교통위원장으로는 윤후덕·윤관석(3선) 민주당 의원과 박덕흠(3선) 통합당 의원이 후보 물망에 올라있다.
환경노동위원장 자리는 한정애(3선) 민주당 의원, 보건복지위원장은 김상훈(3선) 통합당 의원,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에는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지낸 이개호(3선) 민주당 의원과 김태흠(3선) 통합당 의원 등이 거론된다.
교육위원장으로는 서영교(3선) 민주당 의원이, 외교통일위원장은 문재인정부 북방협력위원장을 맡았던 송영길(5선) 민주당 의원과 김경협(3선) 민주당 의원이 거론된다.
국방위원장으로는 군 출신의 민홍철(3선) 민주당 의원, 한기호(3선) 통합당 의원이 유력하다. 행정안전위원장에는 이채익·윤재옥(3선) 통합당 의원이, 문화체육관광위원장엔 도종환(3선) 민주당 의원과 조해진(3선) 통합당 의원이 거론된다.
겸임 상임위인 정보위원장에는 민홍철·김경협·전해철·김민석(3선) 민주당 의원 등의 이름이 나오고 있고, 여성가족위원장으로는 민주당 서영교(3선), 재선의 정춘숙·송옥주 민주당 의원 등이 거론된다.
상설특위인 예결위원회 수장 자리는 20대 국회에서 예결위 간사를 지낸 윤후덕 민주당 의원(3선)이, 통합당 몫이라면 김기현(4선) 의원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