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지난달 출시된 모바일 MMORPG 게임 '디아블로 이모탈'이 과금 유도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해외에선 과금 유도 논란을 뛰어넘어 '도박 중독' 문제로까지 발전하는 모양새다.
19일 국내·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디아블로 이모탈의 과금 유도와 관련한 성토글이 다수 올라있다. 블리자드가 의도적으로 게임 내 주요 성장 요소인 '보석'을 얻거나 강화하기 힘들도록 만들어 이용자들의 현금 결제를 유도했다는 것이다.
디아블로 이모탈 내 보석 시스템은 게임 내 캐릭터를 강화할 수 있는 핵심 요소 중 하나다. 캐릭터가 사용하는 능력과 기술 등을 향상시켜주기 때문이다.
보석은 1성급부터 5성급까지 다양하게 있다. 보석의 성급과 강화 정도·능력치 등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 콘텐츠를 즐기기 어렵고 이용자들과 겨뤄 승부를 내는 PVP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기 힘들다.
보석을 얻으려면 ▲시장에서 구매 ▲제작 ▲태고 균열(던전) 플레이 등 방법이 있는데 플레이를 통한 방법이 일반적이다. 높은 성급의 보석을 얻으려면 사실상 과금이 필요하다.
보석을 얻을 수 있는 '태고 균열'을 플레이하기 전 '문장'을 소모하면 더 좋은 보상을 얻을 수 있다. 문장은 '희귀'와 '전설' 두 종류가 있지만 높은 등급의 보석을 얻으려면 전설 문장을 써야 한다.
전설 문장은 게임 내 재화인 영원의 보주 160개가 필요하다. 현금으로 따지면 3000원 정도다.
전설 문장을 사용해 태고 균열을 플레이하더라도 원하는 전설 보석을 얻을 가능성은 낮다. 최상급 전설 보석의 종류만 9종에 달하고 부여되는 능력치도 무작위이기 때문이다.
게임 내 설명에 따르면 전설 문장을 사용할 때 가장 높은 등급인 5성 보석이 나올 확률은 4.5%다. 이 4.5%에서 원하는 종류와 능력치까지 맞추려면 실제 확률은 더더욱 낮아진다.
아울러 전체 장비 중 보석이 들어가는 장비는 6종에 달한다.
이용자들도 이같은 점을 문제삼고 있다. 한 해외 인플루언서는 디아블로 이모탈이 출시된 첫날 약 5만 달러(약 6500만 원)를 쓰고 나서야 원하는 보석을 얻었다고 토로했다.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원하는 보석을 모든 장비에 다 맞추려면 45만 달러(약 6억 원)가 든다"며 자체 계산식을 제시하는 글도 올라왔다.
해외 게임 평점 전문 사이트 메타크리틱에 집계된 디아블로 이모탈의 점수는 이날 오후 현재 10점 만점에 0.4점에 불과하다. 리뷰를 남긴 대부분 이용자들은 "돈 뺏기 게임", "디아블로 이름값을 떨어뜨리는 게임" 등 혹평 일색이다.
업계 관계자는 "디아블로 이모탈은 이용자간 강함의 정도를 쉽게 느낄 수 있는 장치들이 많아 상대 경쟁을 사실상 부추기도록 디자인됐다"며 "기존 디아블로 시리즈는 캐릭터 강화에 유료 재화가 필요하지 않았지만 모바일 디아블로에서는 이런 공식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혹평과는 별도로 디아블로 이모탈은 흥행에는 성공한 모습이다. 해외 게임 전문 매체 모바일게이머는 앱 통계 전문업체 '앱매직' 자료를 인용해 디아블로가 출시 첫 달인 지난달 4900만 달러(약 65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현재도 디아블로 이모탈은 글로벌 마켓 매출 순위에서 10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한편 일부에서는 디아블로의 이같은 과금 유도성 콘텐츠를 '도박'으로 규정하고 제재 요청에 나설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무작위 보상 중 높은 것을 바라는 채 유료 재화를 소비하도록 하는 게임 내 행동이 도박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키스 화이트 전미도박문제협의회 대표는 해외 게임 전문 매체 웹진에 "업체가 이용자들이 도박 중독에 빠지지 않도록 책임질 수 있는 플레이를 장려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