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의 사용자 데이터가 확보되면서 모델은 더욱 발전했고 빅테크와 개발자들의 참여로 기능이 개선·확장됐다. 특히 챗GPT에 다양한 플러그인이 도입되면 특화된 최신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앱스토어처럼 다양한 기능이 확장될 전망이다.
과거 AI가 사람의 말을 이해하고 이를 생성하는 능력은 2~3년 전까지 상당히 제한적이었다. 기존 챗봇 사용 경험을 돌이켜 보면 엉뚱하거나 어색한 대답을 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지금의 AI 모델 GPT-3가 등장하면서부터 완전히 달라졌다.
정말 놀라운 것은 챗GPT 이후의 발전 속도다. 챗GPT의 여러 문제점들이 출시 후 약 4개월 만에 빠르게 보완되고 있다.
우선 상용화 자체에서 시너지 효과가 나고 있다. 1억명에 이르는 사용자들의 다양한 입력 데이터를 확보하면서 알고리즘이 더 고도화되어 답변의 질이 달라졌다. 또한 오픈AI의 API 공개 이후 빅테크를 비롯한 다양한 시장 참여자들이 챗GPT의 한계를 보완하는 다양한 결합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답변의 적시성과 신뢰성을 보완하기 위해 챗GPT를 자사 검색 서비스 빙(Bing)과 결합시켰고 수많은 프로그래머들이 다양한 확장 프로그램을 내놓아 챗GPT를 더 쉽고 편하고 유용하게 쓸 수 있게 만들어줬다.
◆ 생성형 AI 모델 챗GPT 등장으로 ‘AI 전성시대’ 열려
생성형 AI의 성능은 우리가 상상한 이상이었다. 챗GPT를 비롯한 생성 AI 서비스를 업무에 활용하는 직장인이 빠르게 늘고 있다. 대규모 언어 모델(LLM)의 장점을 이용해 보고서 아이디어를 내거나 엑셀 함수를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이 생산성 소프트웨어에 생성 AI를 접목하고 있어서다. 이로 인해 생성 AI의 활용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생성형 AI는 사용자가 원하는 이미지를 척척 그려주고, 카피라이터 문구도 순식간에 만들어낸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사람을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AI를 주요 업무에 배치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는 생성형 AI가 최고의 결과물을 도출하는 데 필요한 명령어, 즉 '프롬프트'(prompts)를 작성하고, 관련된 주요 업무 부서의 인력을 교육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글로벌 경영컨설팅 기업 액센추어의 자회사인 AI 컨설팅 업체 '무다노'의 프롬프트 엔지니어 앨버트 펠프스는 이에 대해 "'AI를 이해하고 그에 맞게끔 인간 언어로 명령어를 내리는 일종의 'AI 위스퍼러(조련사)'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오픈AI의 챗GPT와 같은 챗봇에 필요한 명령어를 작성해 향후 고객들이 챗봇을 이용할 때 활용할 수 있도록 오픈AI에 사전 설정으로 저장해 놓는 일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해 소프트웨어 코드를 작성하는 것과 달리 챗GPT나 GPT-4 등 생성형 AI는 명령어를 입력해 작업을 지시하는데, 원하는 결과를 AI가 생성하도록 가장 적합한 최적의 명령어를 고르는 것이 관건이다.
펠프스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는 제한된 단어 내에서 핵심적인 의미를 추출하는 일종의 '언어 놀이'를 하기 때문에 역사나 철학, 언어학 출신자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챗GPT 활용법’을 배우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유튜브에선 챗GPT 관련 강좌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에서 ‘챗GPT’를 검색하면 4일 기준으로 참여자 1000명이 넘는 채팅방만 7개가 나온다. ‘초보방’부터 마케팅, 유통, 개발 등 직군별 정보를 공유하는 방도 눈에 띈다.
게임 업계도 생성 AI 도입을 검토 중이다. 넥슨은 올 상반기 게임 속 등장인물인 NPC(non-player character)에 AI를 적용해 이용자와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기능을 선보일 계획이다. 그래픽과 일러스트 업무도 생성 AI에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게임 엔진을 제조하는 유니티의 마크 위튼 부사장은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디지털 휴먼의 표정을 만드는 데 그동안 6명의 아티스트가 4~5개월 작업했다면 생성형 AI는 단 몇 분 만에 할 수 있다”며 “생산성을 100배 이상 높일 수 있는 강력한 도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