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연 전문가들은 2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4간담회실에서 박완주 무소속 의원 주최로 열린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과 시장 전략 간담회' 발표를 통해 이같이 입을 모았다.
강정태 삼성디스플레이 상생협력센터장은 "현재 디스플레이 업황이 중국에 의한 지배력이 확대되면서 산업 근간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등 각종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삼성은 걱정하지 않는다"며 "2025년까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품 초고해상도 제품도 준비하고 있고 모니터용 중심으로 양산 기술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 센터장은 "삼성은 앞으로 4차 산업혁명, 가상현실 등에 의한 새로운 수요가 분명 창출되리라 보고 2025년에는 현재 갖고 있는 매출 규모를 훨씬 뛰어넘겠다는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와 더불어 차세대 디스플레이 발전을 위해 매진하겠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기술 유출이나 특허 부분에서 반도체와 같은 수준의 정부 차원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신성필 LG디스플레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담당 상무도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했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모빌리티 분야 △메타버스 분야 △투명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각각 유관 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나가는 중이다.
신 상무는 "디스플레이 산업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산업이고 그 중 패널을 직접 생산하는 LG·삼성 같은 기업 자금 흐름이 좋아야 전체적인 산업 생태계가 살아나는 구조"라며 "패널을 생산하는 기업들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정부가 정책 금융 지원을 확대해줬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 상무는 "조세특례제한법은 투자 기업에 조세 환급 형태로만 지원돼 안타깝다"며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나 유럽 원자재법(CRMA) 등처럼 국내 사정에 맞게 자국 투자 유치를 위한 새로운 방식의 인센티브 자원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침체된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 자체를 성장시키기 위해서 '다품종 소량생산'이 가능한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개발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다품종 소량생산 디스플레이로는 로봇·자동차용 디스플레이나 헤드마운티드 디스플레이(HMD) 등이 꼽힌다.
김재현 한국기계연구원 나노역학장비 연구실장은 "다품종 소량생산 디스플레이는 모델마다 크기가 다 달라 1년에 1000만대씩 팔아야 하는 삼성·LG가 주도할 수 없는 시장"이라며 "중소·중견 기업 주도로 소량생산이 가능한 디스플레이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영세 기업 주도로 시장을 성장시키고 삼성과 LG가 채택한다면 연 1000만대 짜리 대규모 시장을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다. 김 연구실장은 "기업과 정부가 각개전투하면 어렵다"며 "정부 지원을 전제로 기업 간 협력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