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사업 성과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내년 상반기(1~6월)에 파운드리 부문 실적 개선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우선 삼성전자는 연초 50% 수준에 불과했던 4나노(㎚·1㎚=10억분의 1m) 공정 수율이 최근 75%까지 올라섰다. 80% 수율을 갖춘 TSMC와 유사한 수준까지 항상된 셈이다. 한편 삼성전자의 3나노 수율은 60% 이상으로 추정되면서 55% 수율을 기록하는 TSMC보다 한 발 앞서고 있다.
삼성전자의 수율이 예상보다 빠르게 올라오면서 이탈했던 주요 고객사를 다시 확보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삼성전자는 최근 내년 하반기 양산을 계획 중인 미국 텍사스 테일러 공장 첫 고객으로 미국 인공지능(AI) 칩 분야 스타트업인 그로크를 확보했다. 삼성전자는 4나노 첨단 파운드리 기반 공정으로 그로크의 차세대 AI 칩을 생산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엔비디아와 AMD, 퀄컴도 삼성전자와 파운드리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엔비디아의 초고성능 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생산할 수 있는 곳은 삼성전자와 TSMC 뿐인데 이미 TSMC는 최대 생산 가능 물량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TSMC 3나노 라인이 한정된 상황에서 애플이 대부분을 독점한 탓에 주요 고객사들은 TSMC에서 삼성전자로 공급처를 옮기려는 모양새다. 퀄컴은 차세대 모바일 AP '스냅드래곤 8 4세대' 물량을 삼성전자 3나노 공정에 맡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는 "제품의 안정적 생산을 위해 TSMC 외에 다른 파운드리 업체 선정을 고려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 사장은 "5년 안에 TSMC를 따라잡겠다"며 삼성전자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미국을 위해, 미국에서 생산되는 4㎚(나노미터·10억분의 1m) 제품은 오는 2024년 말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증권가도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성장세를 탔다는 평가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4나노 수율 상승과 고객들의 3나노 진입 지연에 따라 파운드리 부문의 4나노 수주, 3나노 경쟁력 강화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