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원회(정무위)는 16일 공정위 국감을 열고 문 대표에게 DB하이텍 지주사 규제 회피 의혹에 대해 질의했다. 문 대표는 지난 2019년 3월 대표이사로 선임돼 4년 이상 DB아이엔씨를 이끌어온 인물이다. 당초 정무위는 김준기 전 DB그룹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했지만 건강상 문제로 증인이 교체됐다.
정무위는 문 대표에게 최근 DB하이텍의 팹리스 사업부 물적분할과 지주사 격인 DB아이엔씨의 DB메탈 흡수합병 각각의 사안을 추진한 이유가 지주사 강제 전환을 막기 위해서였는지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최근 DB그룹은 DB하이텍의 팹리스 사업부 물적분할과 지주사 격인 DB아이엔씨의 DB메탈 흡수합병 각각의 사안을 추진한 이유가 지주사 강제 전환을 막기 위한 시도였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KCGI 자산운용 등은 DB그룹이 지주사 전환 요건을 피하기 위해 DB하이텍의 물적분할을 발표했으며 부실 자회사 합병을 통해 자산총액을 늘려 지주사 전환을 두 차례나 회피했다며 비판했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해 5월 DB하이텍 주가 상승 등을 이유로 DB그룹에 지주사 전환을 요구했다. 공정거래법상 자산총액이 5000억원 이상이고 자회사 주식가액 합계액이 자상총액의 50%(지주비율) 이상이면 지주사로 전환해야 한다.
이때 지주사는 상장 자회사 지분의 30% 이상을 의무 보유해야 한다. 현재 DB하이텍 최대주주인 DB아이엔씨는 DB하이텍 지분을 12.42% 보유하고 있다. 만약 지주사로 강제 전환된다면 17.58%에 해당하는 지분 매입을 위한 수천억원대 자금이 필요하다.
DB하이텍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팹리스 사업부 물적분할 안건을 통과시켰다. 실제 DB하이텍은 물적분할 발표 이후 회사 주가는 급격히 하락했으며 지난해 공정거래법상 지주사에서 제외됐다.
이런 가운데 DB그룹은 합병을 통해 자산총액을 늘리며 지주사 성립 요건 중 하나인 지주비율을 낮췄다. 지난 8월 DB그룹의 정보기술(IT) 계열사 DB아이엔씨는 이사회를 열고 합금철 제조·판매 계열사 DB메탈 흡수합병을 결정했다.
문 대표를 증인으로 채택했던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에 대해 질타하자 문 대표는 "파운드리, 팹리스 사업 분할은 세계적인 추세를 따랐다"며 "두 사업을 함께하면 고객 영업이 유출될 수 있기 때문에 주주 보호장치가 마련된 이후에 분할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16일) 국감에서는 시작부터 기업인 증인 출석 여부를 두고 여야가 공방을 벌였다. 앞서 증인으로 채택됐던 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 마창민 DL이앤씨 대표, 이선정 CJ올리브영 대표, 홍범준 좋은책신사고 대표, 문영주 투썸플레이스 대표 등의 출석이 불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