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차 경제이슈점검회의' 관련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열고 반도체산업 종합지원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같은 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회의에 이은 브리핑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경제이슈점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반도체가 민생"이라며 "세계 각국이 반도체에 국가의 운명을 걸고 배수진을 치고 있는 만큼 정부가 우리 기업의 든든한 지원군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정부가 지원하기로 밝힌 금액은 18조1000억원의 금융지원을 포함해 총 26조원이다. 최 부총리가 지난 10일 밝힌 '10조원 이상'에서 두 배 이상 커진 규모다.
업계는 정부의 파격 지원 이유로 '한국의 반도체 위기’를 꼽았다. 현재 전 세계 각국 정부가 파격적인 반도체 지원책을 앞다퉈 내놓으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들 사이에선 위기감이 조성됐다. 정부 발표가 나기 이틀 전 삼성전자가 정기 인사 시즌도 아닌 상황에서 대표이사급 임원을 교체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위기 타파'를 강조하며 반도체(DS) 부문 수장을 전격 교체했다.
업계에서도 삼성전자가 내부적으로 느낀 위기감이 컸다는 분석을 내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지금 시점에 인사를 낸 것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차세대 D램부터 파운드리까지 위기에 빠진 반도체 사업을 다시 일으키기 위해 초강수를 둔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업계는 정부가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는 데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위기 국면을 반전시킬 승부수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드러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지원 정책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미래 경쟁력 제고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전했고 SK하이닉스 측도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줄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