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복현 원장은 금감원 주도로 오는 31일 시장 전문가들과 금투세 관련 간담회를 개최한다. 간담회에는 리서치·리테일·프라이빗뱅커(PB)·사모펀드 분야의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하는데 이 원장은 금투세 시행에 대한 시장과 학계의 반응을 청취할 예정이다.
금투세는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상품에서 발생한 소득에 부과되는 세금이다. 국내 상장주식 소득은 5000만원, 기타는 250만원 공제하며 그 이상 시 20% 세율이 적용된다.
금투세는 지난해 시행될 계획이었으나 여야가 2년 유예하기로 합의하면서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 '2024년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서 금투세를 폐지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존폐 논란이 시작됐다. 국민의힘이 이후 법률 개정안을 국회에 발의했지만 해당 법안은 소관위 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결국 무산됐다.
더불어민주당은 금투세 폐지를 '부자 감세'라고 주장하며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금투세는) 내년 1월 1일부로 시행해야 된다"며 "전 세계 선진국이 다 도입한 과세 체계"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 원장은 이전부터 금투세 시행에 반대 입장을 보이며 금투세를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이 원장은 지난 27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금투세가 왜 폐지해야 되는가에 대한 논의를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며 "금투세 관련된 심도있는 논의를 우리 당국 내에서 세미나 형태로 진행해 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또 이 원장은 다음날인 28일 '자본시장 밸류업 국제세미나'에서 "금투세 관련 현 상황에 대한 정확한 진단 없이 과거 기준대로 시행을 강행하면 1400만 개인투자자의 우려와 혼란을 가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금투세 관련 공론장이 필요하다고 이 원장이 줄곧 강조해 오면서 이번 세미나도 현재 상황에 대한 진단과 다양한 의견을 들을 것으로 보인다. 이 원장은 금투세를 시행할 경우 자본시장에 미칠 영향과 세제 변화 등에 대해 투자자와 학계 의견을 청취하고 반대 입장을 보강할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날 이 원장은 금투세에 따른 조세 형평성에 대해 주로 논의할 것 같다"며 "이 원장이 개미들의 지지를 얻고자 계속해서 공론화해 금투세 폐지에 대한 설득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