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 손해보험사 12곳에 접수된 차량 피해 건수는 2463건으로 집계됐다. 손해액은 22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손보업계는 카카오모빌리티 및 주차관리회사와 협업해 전국에서 관리·운영 중인 다수의 주차장을 손보사가 침수 차량 임시 적치 장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자회사 케이엠파크가 운영 중인 전국 900여개 '카카오T 주차장'이 침수 차량 임시 적치 장소로 제공된다. 구체적으로 △서울 260개소 △인천·경기 250개소 △부산·울산·경남 130개소 △대전·충청 75개소 △광주·전라 75개소 △대구·경북 60개소 △강원 50개소 △제주 2개소 등이다.
장마 기간 폭우로 침수 차량이 발생하면 차량을 조사·수리하거나 수거하기 위한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손보협회와 보험사들은 침수 차량의 빠른 적치 장소 이동 등 피해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보상도 원활하게 지원할 방침이다.
아울러 손보업계와 금융당국, 한국도로공사는 차량 침수 피해 예방을 위해 함께 공조하고 '긴급대피 알림 시스템'을 구축한 바 있다. 지방자치단체 담당자가 한강 둔치 등 침수 우려 지역에 주차한 차량 번호를 공유하면 보험사에서 가입 여부를 조회해 차주에게 긴급 대피 안내 문자를 발송하거나 견인 조치 하는 등 방식으로 운영된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긴급대피 알림 시스템으로 문자를 받은 차주는 안전이 확보된 상황인지를 미리 확인한 후 차량을 안전 지역으로 이동해야 한다"며 "해당 시스템이 침수 피해 예방에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장마 영향으로 올해 초부터 악화했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더 안 좋아져 내년 자동차보험료가 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 85%를 차지하는 대형 손보사 4곳(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의 올 1~5월 평균 손해율은 79.6%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76.9%)보다 2.7%p 악화한 수준이다. 통상 업계에서는 손익분기점에 해당하는 적정 손해율을 80% 초반대(78~82%)까지로 본다.
보험사별로 살펴보면 현대해상이 77.1%에서 81.2%로 4.1%p 오르면서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이어 △KB손보(76.8%→79.4%) △삼성화재(77.0%→79.2%) △DB손보(76.8%→78.5%) 순이다.
이번 여름 기록적인 폭염으로 통행량이 증가하고, 3년 연속 보험료 인하 누적 효과 등이 반영된 데다 장마까지 겹치면서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9월 추석 명절 연휴로 차량 이동량이 늘고, 특성상 연말 겨울철로 갈수록 미끄러짐 등 교통사고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다시 급증하기 때문에 보험사들이 적자를 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여름 폭염·폭우를 비롯해 추석 연휴에 교통량이 증가하면 사고량도 함께 증가하므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더 악화할 수밖에 없다"며 "대체로 손해율 80%를 넘기면 보험사들이 적자 상태에 직면하기 때문에 보험료 인상을 검토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