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통화정책방향 관련 총재기자간담회에서 동결 결정을 내린 배경에 대해 "한은이 유동성을 과잉 공급함으로써 부동산 가격 상승의 심리를 자극하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부동산 가격 등 금융 안정 요인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금리를 높게 유지함으로써 내수 부진을 더 가속할 위험이 있지만,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 증가의 위험 신호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 3.50%로 유지했다.
이 총재는 "물가 수준만 봤을 땐 기준금리 인하 여건이 조성됐다고 판단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며 "다만 금융안정 측면에서 지금 들어오는 시그널을 막지 않으면 더 위험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봤다.
일각에서는 금통위원 중 금리 인하와 관련해 소수 의견이 제기될 것이라 전망했지만 '전원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을 결정했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 6명(총재 제외) 중 4명이 향후 3개월 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지난달 진행된 금통위 회의와 비교할 때 금리 인하에 열린 가능성을 제시한 위원 수가 2명 더 늘었다.
이 총재는 금리 인하가 지연된다는 지적에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성장 모멘텀이 약화될 우려가 있지만 금리 인하가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외환시장 변동성을 확대시킬 위험이 더 크다"고 반박했다.
이 총재는 3개월 내 인하 가능성에 대해 10월이나 11월에 결정할 수 있다는 열린 의견을 내놓았다.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결문에 따르면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및 글로벌 위험 회피 심리 변화가 수도권 주택 가격 및 가계 부채, 외환시장 상황 등 금융 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점검해 볼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또 미국 경기둔화 우려와 더불어 지난 5일 엔캐리 자금 청산 등에 따른 주가 급등락으로 변동성이 커진 점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금통위는 향후 통화 정책은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물가, 성장, 금융 안정 등 정책 변수들 간의 상충관계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시기 등을 검토해 나갈 예정이다.
이후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는 오는 10월 11일, 11월 28일 실시된다. 미 연준은 오는 9월 17~1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진행해 기준금리 조정을 결정한다.
한편 이날 한은은 수정 경제 전망을 발표하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4%로 하향했다. 한은은 1분기 중 큰 폭 성장에 일시적 요인의 영향이 과도했던 점을 근거로 지난 5월 대비 0.1%p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