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과 LS전선 자회사 LS에코에너지는 25일 한국수출입은행과 '희토류 및 전기 구동계 산업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 과정에서 LS전선은 희토류 등 신성장 동력 사업에 7000억원 이상의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알렸다.
LS전선의 설비 투자액은 올해 확연히 늘어났다. LS전선은 지난해 설비에 총 3733억원을 투자했는데, 올해엔 확정된 투자액만 6915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대비 3182억원(85.2%) 늘어난 수치다. LS전선은 이 외에도 지난달 약 1조원을 투입해 미국 내 해저케이블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라 밝히기도 했다.
눈여겨 볼 점은 LS전선의 투자 계획 중 강원도 동해 해저케이블 전용 공장 증설이 껴있다는 점이다. LS전선은 동해 공장에 약 1000억원을 투입해 설비를 늘릴 예정이다. 수요가 많은 해외 대신 집토끼로 여겨지는 국내 해저케이블 시장에 투자하는 셈이다. LS전선은 지난 2008년부터 올해까지 16년간 국내에서 유일하게 해저케이블 전용 공장을 보유하며, 시장 내에서 지배적 위치를 지켰다.
LS전선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이유는 해풍법 제정과 관련있다. 해풍법은 평균 6년가량 걸리는 해상풍력 발전 사업 기간을 평균 2년 10개월까지 단축하는 법안이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해풍법 처리를 두고 여·야가 큰 틀에서 합의를 본 만큼 이번 22대 국회 초기에 처리가 유력한 상황이다.
해풍법이 제정되면 해상풍력 사업이 탄력을 받으며, 해상 발전단지와 지상을 잇는 해저케이블 수요가 폭증할 걸로 예상된다. 덩달아 해상풍력 발전기에 사용되는 각종 원자재 수요도 오를 걸로 보이는데, LS에코에너지가 투자한 희토류의 경우에도 해상풍력 발전기의 부품으로 쓰이는 소재다. LS전선이 해풍법을 앞두고 대규모 투자에 나선 걸로 풀이되는 이유다.
또 최근 막강한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는 대한전선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대한전선은 지난 6월 충남 당진에 해저케이블 전용 1공장을 짓고 완공을 선언했다. 추가로 2027년까지 약 7000억원을 더 투입해 2공장까지 건설할 계획이다. 대한전선이 2027년까지 모든 계획을 마무리하면 LS전선과 더불어 국내 시장을 양분할 전망이다. LS전선의 입장에선 지배적 위치가 위태로운 것이다.
전선업계에선 앞으로 국내 해상풍력 시장 선점 경쟁이 더 치열해지며 두 회사의 투자 계획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봤다.
전선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국내 해상풍력 시장에서 수주 경험을 쌓아 해외로 진출 하 는 편이 유리하다"며 "해풍법을 필 두로 긍정적인 시장이 조성돼 가는 만큼 국내 시장에서 투자와 수주 경쟁도 더 치열해질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