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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더스토리]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충전률 90%'에 관한 현대차 '배짱'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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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단독][인더스토리]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충전률 90%'에 관한 현대차 '배짱' 입장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박연수 기자
2024-08-30 17:24:17

정부와 완성차 업계 힘겨루기

전기차 화재에 관한 오해와 진실

아파트 단지 내 설치된 전기차 충전소 사진박연수 기자
아파트 단지 내 설치된 전기차 충전소 [사진=박연수 기자]
[이코노믹데일리] <편집자주> 인더스토리는 현장을 뛰는 산업부 기자들의 취재 뒷이야기를 가감 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지면에 미처 담지 못한 생생한 후기를 쉽고 빠르게 전달하겠습니다.

인천 청라 자동차 화재 이후 정부는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바쁜 곳이 자동차 및 도로 관련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입니다.

전기차 화재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태스크포스팀까지 만들어 전문가 의견을 구하고 이해 관계자들의 상황을 듣고 있습니다. 전기차 얘기니 당연히 완성차 업체도 이 회의에 참여합니다. 여기서 이상한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주무부처와 국내 대표 완성차 업체가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는 겁니다. 

충돌하는 지점은 명확합니다. 국토부와 전문가들이 제시한 전기차 배터리의 '충전률 제한' 정책입니다. 그런데 한 회의 참석자는 "업체들의 반대로 충전률 제한이 쉽지 않은 거 같다"는 말로 회의 분위기를 전합니다.

그런 이야기를 들은 터에 지난 29일 현대자동차그룹이 내놓은 참고자료는 예사롭지 않아 보입니다. '전기차 화재에 대한 오해와 진실'이라는 제목으로 배포한 이 자료는 무려 A4 용지 8장이나 될 정도로 상세히 설명이 들어 있습니다. 그리고 오해라고 꼽은 6개 중 다섯 번째에 있는 게 바로 그 충돌 지점입니다.

현대차그룹이 내세우는 주장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눈에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니다"라는 겁니다.

자기들이 생산한 전기차 배터리는 100% 충전해도 안전을 보장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고 자사 자동차는 과충전에 의하 화재 사고가 0건이라고 주장 합니다. 그러면서 고객에게 보여지는 시스템 상의 100%가 실제 배터리 충전량 100%를 의미하는 게 아니라는 얘기까지 덧붙입니다.

전기차 화재 예방책으로 배터리 충전량 제한을 고민하는 국토부와 전문가들을 대놓고 '디스'하는 듯 합니다.

현대차의 자신감이 궁금해 좀 더 들여다 봤습니다. 그들의 주장이 앞뒤가 맞지 않은 걸 발견했습니다.

지난 2020년 잇달아 발생한 현대차 코나 전기차 화재 관련 리콜자료를 보면 당시 현대차는 코나의 화재 예방을 위해 배터리 충전 상태(SOC) 90%로 제한하라고 권고했습니다. 상세하게 사진까지 첨부해 SOC 90% 충전 제한 설정 방법까지 안내했는데요.
 
현대자동차가 배포한 코나 리콜 관련 자료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배포한 코나 리콜 관련 자료 [사진=현대자동차]

그랬던 현대차그룹이 이번에 배포한 참고자료엔 "배터리 충전량으로 인한 화재 발생 가능성은 미미해 충전량 제한이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내용을 담았으니 혼란스럽습니다.

넘치는 자신감은 오해와 의혹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최근에도 현대차그룹의 입김이 정부 정책에 영향을 미친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난 20일 '제20차 고위당정협의'를 열어 전기차 화재 방지 대책의 일환으로 '스마트 충전기' 9만대 보급 계획을 공개했는데 바로 '스마트'라 붙여진 충전기 이름이 현대차 입김의 증거라는 주장입니다. 환경부가 발표한 스마트 충전기라는 용어는 원래  '과충전 방지 충전기' 혹은 '화재 예방 충전기'로 불렸다는 겁니다.

지난 22일 본지에 보도된 "중국산 버스가 장악한 국내시장…원인은 알고보니 '현대'" 기사를 취재하면서 만난 완성차 업계 관계자도 "자동차 관련 정부 회의가 열릴 때면 관계자들 사이에선 한국은 현대차를 위한 시장이라는 농담 반, 진담 반 같은 이야기를 나눈다"며 "현대차의 입김이 자동차 정책을 만들 때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정부만 현대차그룹의 눈치를 보는 건 아닙니다. 현대·기아차 관련 이야기를 듣기 위해 자동차학과 교수들에게 자문을 구할 때면 교수들은 익명을 요구하곤 합니다. 실명으로 나가면 제자들이 취업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라며 양해를 구합니다.  

현대차를 위한 국토부라며 붙여진 불명예스러운 닉네임 '현토부', 익명 뒤에 숨어야 하는 자동차 관련 학과 교수들의 모습이 현대차의 자신감과 오버랩되며 불편하게 느껴지는 건 저만 그런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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