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그룹 내 계열사 3곳에서도 관련 대출이 실행된 것으로 파악되자 금감원이 현장검사 범위를 지주·은행에서 그룹 전체로 확대하면서 차기 은행장 승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손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태로 인해 우리금융 정기검사 진행을 다음 달로 앞당겼다. 지주와 은행뿐 아니라 우리금융저축은행, 우리캐피탈, 우리카드 등 우리금융 전 계열사로 검사를 확대한다. 이들 계열사에서도 관련 대출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인데, 이에 따라 그룹 전 계열사 경영진들의 연임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해당 사건이 밝혀진 후 꾸준히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 등 현 경영진에 대한 책임을 강조해 왔다. 다만 그에 대한 판단은 이사회와 주주 몫이라고 선을 긋기도 했다.
금융당국 조처 결과에 따라 차기 은행장 승계에도 변수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우리금융은 은행 고위 임원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행장 후보군으로 관리해 통상 계열사 CEO가 우리은행장으로 영전하는 사례가 많았다. 조병규 행장은 앞서 우리금융캐피탈 CEO를 역임하면서 행장 후보에 포함됐고, 취임 반년 만에 우리은행장으로 선임됐다.
현재 조 행장과 정연기 우리캐피탈 대표,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모두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그중 조 행장은 이달 말부터 승계 절차를 시작해야 한다. 이번 은행장 승계 절차는 예년과 달리 지난해 말 금융당국이 내놓은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 하에 진행되기 때문이다.
각 지주 회장이 소속된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은행장 승계를 단행하는 것은 그대로지만, 은행들은 CEO 임기 만료 3개월 전부터 경영 승계 절차를 시작해 모범관행에 적시된 원칙에 따라 절차를 밟아야 한다.
만약 조 행장이 이번 사태를 수습하고 연임할 경우 현 경영진 변동은 크게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연임이 안 되면 계열사 CEO가 후보로 유력한 셈인데, 현재 금감원 검사 범위가 그룹 전체로 넓혀지면서 계열사 CEO들도 제재를 받게 되면 세대교체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 계열사 CEO까지 처벌 및 제재되면 우선 우리은행 임원들이 차기 행장 후보로 급부상할 수 있다"며 "최근 은행 부문장이 모두 교체되면서 조 행장 체제에 힘이 실린 세대교체성 인사라는 평이 나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