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이 원장에 대해 "정부 정책에 반하는 원장 발언이 있는데 이는 금감원의 재량권을 넘는 행위"라고 질타했다. 이 원장은 "정부 정책의 경우 내부 경제팀과 협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메시지를 표명한다"며 "금감원이 정부와 엇박자가 있다는 말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보시기 불편하거나 은행 및 소비자들이 힘든 점이 있었다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꼬리를 내렸다.
금감원장이 금융위원장 역할까지 개입한 잦은 정책 발언으로 월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질문에 이 원장은 "일단 제가 불편함을 드리거나 미숙한 점에 대해서는 사과 말씀을 올리겠다"며 "제가 발언하거나 입장을 취하는 내용들은 경제팀 내에서 합의가 된 내용이나 공감대가 있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또 다른 화두는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해 검찰이 내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불기소 처분이었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최재훈 부장검사)는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해 김 여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해 '혐의 없음' 처분했다.
이복현 원장에 대한 정무위 국정감사에서도 이와 관련한 질문이 쏟아지면서 곤욕을 치렀다. 이 원장은 "해당 사건에 대해 알지 못하고 검찰 불기소 결정문도 확인하지 못해 답변이 어렵다"며 "자료를 보더라도 답변할 위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답변을 피했지만 비판이 이어졌다.
강훈식 민주당 의원은 주가 조작 수사에 이 원장이 침묵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원장은 "시장 교란 행위 투자자 신뢰 저해하는 불공정 행위에 엄단해야 하는 건 맞다"며 "다만 증거 관계를 실제로 몰라 원장, 법률전문가로서 답변하기에 판단의 전제가 되는 내용이 없다"고 해명했다. 결국 이 원장은 오후 질의 전 확인하고 답변하겠다고 밝혔다.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이 지난 9월 1차례 연기된 것 배경에 기획재정부의 압박이 있던 것이 아니냐를 묻는 김남근 민주당 의원 질의에 이 원장은 "당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와 태영건설 부실 등으로 구조적 어려움이 심각했고 취약계층 문제도 있어 가계부채 관리가 중요한 목표는 맞지만 다양한 경제 운영을 고려해 연기했다"며 "이에 따라 가계부채 어려움을 드렸다면 당국자로서 사과드린다"고 답했다.
더 나아가 박상혁 민주당 의원은 불법외환송금, 태양광 대출, 라임 특혜성 환매 등의 검사가 정치적으로 이뤄져 결과가 미흡했다고 주장하며 '금융정치원'이라 힐난했다. 이에 이 원장은 "정치적 의도가 있거나 다른 외부 의도가 있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이해 안 된다"며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