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달러예금 잔액은 지난 5일 기준 605억7307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말(589억6855만 달러) 대비 16억452만 달러, 한화 약 2조3000억원가량 불어난 규모다.
최근 달러예금 잔액은 요동치는 모양새다. 한국은행의 연이은 기준금리 인하와 비상계엄 사태로 인해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하면서 차익 실현 수요가 쏠린 영향이다. 토스뱅크나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들은 한시적으로 외화통장을 통한 외화 환전거래를 중지하고, 해외송금 서비스를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 정치 리스크가 장기화할 경우 원·달러 환율이 1450원대를 찍을 수 있단 전망까지 나오면서 달러 강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값도 치솟고 있다. 한국거래소 공시를 살펴보면 이날 오전 기준 금 g당 가격은 12만5930원에 거래됐다. 지난 3일 g당 11만9000원대에서 4일 12만원을 넘어섰다.
금값은 지난 10월 24일 g당 13만2970원을 기록한 후 하락세를 타면서 지난달 15일 g당 11만5860원까지 떨어진 바 있다. 이후 g당 11만~12만원대에서 등락을 반복하다가 비상계엄 사태 이후 계속 상승했다.
아울러 금통장(골드뱅킹)을 개설할 수 있는 3개 시중은행(국민·신한·우리)의 누적 판매 중량은 지난 5일 기준 6256㎏으로 집계됐다. 계좌수는 270만423좌, 잔액은 7502억원 규모다. 이들 은행의 금통장 판매 중량은 지난달까지 감소세를 보이다가 이달 들어 다시 불어났다.
금통장은 실물 금을 사지 않고도 금 현물에 소액 투자가 가능한 금융투자상품을 말한다. 고객이 원화를 입금하면 국제 금 시세와 원·달러 환율을 적용해 금으로 환산 및 적립해 준다. 출금 시에도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탄핵 정국으로 불안한 금융시장 때문에 안전자산 중 하나인 금 확보 수요가 많아지면서 금값이 상승하고 있다"며 "다만 이미 강세인 달러의 쏠림 현상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