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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불안에 '안전자산' 눈길…'금통장' 판매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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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다혜 기자
2024-08-07 17:18:43

미국 경기 악화, 경제 침체 우려로…실업률 최대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변동성 확산

자료사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자료사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코노믹데일리]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감이 번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지는 가운데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과 '달러' 투자 고객이 늘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통장(골드뱅킹)을 개설할 수 있는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의 관련 누적 계좌 수는 지난달 말 기준 26만1064좌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25만945좌)보다 1만좌 넘게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금 가격 오름세에 따라 잔액도 5177억원에서 6197억원으로 20%가량 올랐다.

금통장은 실물 금을 사지 않고도 금 현물에 소액 투자가 가능한 금융투자상품을 말한다. 고객이 원화를 입금하면 국제 금 시세와 원·달러 환율을 적용해 금으로 환산 및 적립해 준다. 출금 시에도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또 다른 안전 자산인 달러 수요도 커지고 있다.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달러 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575억6700만 달러로 전월(531억1900만 달러) 대비 8.4%(44억4800만 달러) 늘었다.

이들 은행의 달러 예금 잔액은 지난해 11월 말 635억1100만 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올해 5월까지 감소했다. 올 상반기 달러 가치가 급증하면서 환차익 실현 매물이 일부 풀렸고, 국내 기업들의 해외 배당 등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6월부터 차익 실현 투자 기대보다는 안전 자산 확보 수요가 늘면서 잔액이 증가했다.

최근 금융시장은 미국발 경기 침체 공포를 비롯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전망 △엔화 강세와 엔캐리 청산 이슈에 따른 변동성 장세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안전 자산인 금과 달러 선호가 커지고 있는 셈이다.

미국의 경기 상황은 글로벌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로 이어졌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 노동부가 발표한 고용 동향을 살펴보면 미국의 7월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11만4000명 늘었으나 시장 예상치(17만6000명)보다는 크게 밑돌았다. 실업률은 4.3%로 전월 대비 0.2%p 상승해 2021년 10월(4.6%) 이후 2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아울러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으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융시장 변동성도 확산할 수 있다. 엔캐리 트레이드란 일본 엔화를 빌려 전 세계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하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엔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될 경우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이나 채권을 팔고 투자금을 회수하기 때문에 미국 증권시장까지 흔들릴 수 있는 것이다.

고조되는 중동 불안도 요인이다. 외신에 따르면 현지 시간 기준으로 지난달 20일 이스라엘이 예멘 내 후티 반군 장악 지역을 전격 공습하고, 31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최고 정치지도자인 이스마일 하니예가 암살됐다. 이어 6일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가 주둔한 레바논 남부 나바티에와 키암 지역을 공습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발 경기 성장 악화 우려가 나오는 만큼 미국과 연결된 여러 국가들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다만 당장의 금융시장 변동성이 향후 경기 흐름까지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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