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제휴 은행 변경은 단순한 파트너 교체를 넘어 빗썸과 KB국민은행 모두에게 '윈윈(win-win)'을 가져다줄 전략적 선택으로 분석된다. 특히 빗썸은 이번 기회를 발판 삼아 업계 1위인 업비트와의 격차를 줄이고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야심 찬 포부를 드러내고 있다.
이재원 빗썸 대표는 "금융당국, 은행들과 긴밀히 협조해 이용자에게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 6개월간의 철저한 준비, 안정적 서비스 전환에 방점
빗썸은 지난해 9월 기존 제휴 은행인 NH농협은행과 6개월 계약을 연장함과 동시에 올해 3월 제휴 은행 변경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이후 빗썸은 KB국민은행과의 변경 계약을 추진하는 한편 안정적인 서비스 전환을 위해 금융당국 및 은행들과 긴밀히 협력하며 충분한 준비 과정을 거쳐왔다.
KB국민은행 계좌 연결 사전 등록은 1월 20일 오전 9시부터 시작되며 관련 내용과 세부 절차는 별도 공지를 통해 안내될 예정이다. 3월 24일 오전 11시 이후부터 원활한 서비스 이용을 위해서는 은행 계좌 신규 등록 등 별도 절차가 필요하다.
특히 KB국민은행 계좌 신규 개설 시에는 단기간 다수 계좌 개설 제한에 유의해야 한다. 최근 타 은행에서 계좌 개설 이력이 있는 경우 해당 계좌 개설일로부터 영업일 기준 20일이 경과해야 KB국민은행 신규 계좌 개설이 가능하다는 점을 숙지해야 한다.
◆ 젊은 고객층 확보와 이용 편의성 개선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최근 빗썸이 제출한 실명계좌 발급 은행 변경 신청을 최종 승인했다. 그렇다면 빗썸은 왜 굳이 NH농협은행을 떠나 KB국민은행을 선택했을까 가장 큰 이유는 '점유율 확대'다.
가상자산 데이터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2시 기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점유율은 △업비트 78% △빗썸 20% △코인원 1.1% △코빗 0.36% △고팍스 0.07% 순이다.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업비트와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 빗썸의 최우선 과제인 셈이다.
KB국민은행은 NH농협은행에 비해 젊은 연령대의 고객층이 두텁고 계좌 이용 편의성과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강점이 있다. 이는 신규 투자자 유치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빗썸은 KB국민은행과의 제휴를 통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이용 편의성을 개선하여 기존 고객의 이탈을 막는다는 전략이다.
2020년 업비트가 IBK기업은행에서 케이뱅크로 제휴 은행을 변경한 후 점유율을 크게 늘려 업계 1위로 올라선 사례는 빗썸에게 긍정적인 선례가 되고 있다.
◆ 빗썸의 유인책, 어떤 전략이 펼쳐질것인가...'에어드랍' 이벤트 가능성
코인 업계에서는 빗썸이 NH농협은행에서 KB국민은행으로의 원활한 고객 이동을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특히 기존에 KB국민은행 계좌를 사용하지 않던 고객의 경우 거래소 자체를 변경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고객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과거 업비트는 IBK기업은행에서 케이뱅크로 제휴 은행을 변경하면서 '에어드랍' 이벤트를 진행한 바 있다. 계좌 개설을 인증하면 7000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무상으로 지급하고 케이뱅크 계좌로 처음 원화를 입금한 고객에게는 3만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제공하는 파격적인 혜택이었다. 빗썸 역시 이와 유사한 형태의 이벤트를 통해 고객 유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 KB국민은행도 웃는다...신규 고객와 예수금 증가, 두 마리 토끼를 잡다
빗썸과의 제휴는 KB국민은행에게도 호재다. 가상자산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빗썸을 이용하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날수록 KB국민은행의 신규 계좌 개설과 예수금도 함께 증가하기 때문이다.
한편 이재원 대표는 "오랜 시간 동안 파트너십을 이어온 NH농협은행에 깊은 감사를 전한다"면서 "앞으로 가상자산 시장이 건전하고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양사가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빗썸과 KB국민은행의 전략적 제휴는 가상자산 시장에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빗썸은 KB국민은행의 폭넓은 고객 기반과 금융 노하우를 활용하여 1위 업비트와의 격차를 좁히고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