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20 월요일
안개 서울 6˚C
맑음 부산 9˚C
구름 대구 9˚C
안개 인천 5˚C
흐림 광주 8˚C
흐림 대전 7˚C
맑음 울산 10˚C
구름 강릉 7˚C
흐림 제주 11˚C
IT

트럼프 2기 출범 임박, 칼날에 납작 엎드린 빅테크... '엔비디아는 예외'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선재관 기자
2025-01-20 08:01:27

"찍히면 끝장" 납작 엎드린 빅테크, 다양성 정책까지 폐기

엔비디아 황 CEO, 취임식 불참 선언... 대중 반도체 규제 속 셈법 복잡

47대 美대통령 트럼프 공식 사진 오는 20일현지시간 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공식 사진이 공개됐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를 앞세워 공격적 관세·반이민 정책을 예고한 상황에서 고개를 살짝 숙인 채 눈썹을 치켜올린 그의 표정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트럼프 당선인 인수위원회
47대 美대통령 트럼프 공식 사진 오는 20일(현지시간) 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공식 사진이 공개됐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를 앞세워 공격적 관세·반이민 정책을 예고한 상황에서 고개를 살짝 숙인 채 눈썹을 치켜올린 그의 표정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트럼프 당선인 인수위원회]
[이코노믹데일리]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공식 출범이 다가오면서 과거 트럼프 당선인과 각을 세웠던 빅테크 기업들이 '미국 우선주의'라는 칼날을 피하기 위해 납작 엎드리고 있다. 이들은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 기조에 맞춰 생존 전략을 모색하며 심지어 다양성 정책까지 폐기하는 등 굴욕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이러한 흐름과 달리 취임식 불참을 선언하며 복잡한 셈법을 드러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을 앞두고 글로벌 기업들의 '줄서기'가 한창이다. 특히 정부 규제 리스크가 큰 빅테크 기업들은 트럼프 당선인과의 관계 형성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들은 취임식 기부금을 전례 없이 늘리며 '충성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일례로 MS는 과거 취임식 기부금의 두 배를, 구글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 기부금의 세 배 이상을 냈다.

이러한 배경에는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제조업 부활'을 기치로 내걸며 글로벌 산업 재편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의무' 폐기, 미국 내 에너지 생산 확대를 위한 시추 확대 등을 공약하며 기업들에게 강력한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는 1기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막강한 권력을 쥐고 있어 기업들은 그의 한마디에 운명이 좌우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왼쪽부터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팀 쿡 애플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사진AP연합뉴스
왼쪽부터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팀 쿡 애플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사진=AP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운영하는 메타는 지난 11일(현지시각) 최근 직원들에게 보낸 내부 메모를 통해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이는 2020년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미국 기업들이 잇달아 도입했던 정책으로 메타는 "미국에서 DEI를 둘러싼 법률 및 정책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아마존 역시 유사한 정책 축소 계획을 발표했으며 맥도날드, 월마트 등도 DEI 정책 폐기 대열에 합류했다. 이는 DEI 정책에 반대해온 트럼프 당선인의 재집권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메타는 이 밖에도 '제3자 팩트체크'를 폐지하며 'SNS 자체 콘텐츠 검열 기능'을 없애야 한다는 트럼프 측의 입장에 보조를 맞췄다. 저커버그 CEO는 트럼프의 최측근인 데이나 화이트 UFC CEO를 이사로 영입하고 공화당 인사인 조엘 카플란을 글로벌 정책 책임자로 승진시키는 등 트럼프 당선인의 환심을 사기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에 불참하겠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그는 "직원 및 가족들과 설을 축하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취임하면 축하를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황 CEO는 과거에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적이 없지만 최근 AI 붐으로 급성장한 엔비디아의 위상과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규제 강화와 맞물려 그의 불참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사진AP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사진=AP연합뉴스]`
황 CEO는 지난해 11월 5일 미 대선 이후 트럼프 당선인의 자택인 마러라고 리조트에 아직 초청받지 못했다고 밝히면서도 "기꺼이 트럼프 당선인을 만나러 가서 축하하고 싶다"며 "이번 정부의 성공을 위해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의 규제 완화 기조에 대한 기대감을 표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조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AI 칩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하며 중국을 겨냥하고 있어 엔비디아는 매출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엔비디아의 매출에서 미국 이외 비중이 56%, 중국 비중이 17%에 달하기 때문이다.

네드 핀클 엔비디아 부사장은 바이든 정부의 새 규제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경제에 해를 끼치고 미국을 후퇴시키며 미국의 적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뿐인 정책을 제정함으로써 취임할 트럼프 당선인을 선수 치지 말도록 권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황 CEO는 트럼프 차기 행정부와 AI 칩 수출 통제 조치에 대한 논의 여부에 대해 "아직 아니다"라고 답했다.

한편 유럽연합(EU)은 트럼프 2기 출범을 앞두고 미국 빅테크에 대한 조사를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 집행위원회가 지난해 3월부터 시행된 빅테크 규제법 디지털시장법(DMA)에 따라 착수한 모든 사건을 재검토하고 있으며 이는 조사 범위의 축소 또는 변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기술기업들은 트럼프 당선인에게 EU 규제가 과도하다며 개입을 촉구하고 있어 향후 EU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0개의 댓글
0 / 300
댓글 더보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