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한국거래소·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주식 거래대금은 4699조4890억원, 해외주식 결제금액(매수·매도 합)은 5099억5806만 달러(약 730조6679억원)로 집계됐다.
특히 해외주식 성장세가 두드러지는데 지난 2023년(2732억646만 달러) 대비 86.66% 늘었다. 해외주식 결제금액은 작년 1월에는 268억 달러(38조3990억원)던 12월 662억 달러(약 94조8514억원)까지 불었다.
가장 앞서 달리고 있는 곳은 메리츠증권이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11월 'Super365' 계좌 보유 고객의 국내·미국 수수료와 달러 수수료를 내년 12월 말까지 전면 무료화한다고 밝혔다. 주식거래 수수료와 유관기관 제비용까지 전면 무료를 선언한 곳은 증권사 중 메리츠증권이 유일하며 업계의 독보적인 관심을 끌었다.
이벤트 시행 전후(이달 17일 기준)로 Super365 계좌 예탁자산은 9200억원에서 5조원, 고객 수는 2만3000명에서 10만명으로 늘었다. 3개월 만에 각각 443.48%, 334.78% 급증한 것이다.
수수료 무료 제도로 사측 비용 부담이 커질 것이란 우려에 지난 19일 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는 실적 발표에서 "내년 말까지의 수수료 비용부담 총액은 최대 1000억원선으로 예상한다"며 "장기적인 투자이며 회사에 큰 부담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답했다.
메리츠증권이 불러온 수수료 무료 정책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중이다. 특히 주식 거래 대금이 급증하는 가운데 서학개미(해외주식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자 미국주식 수수료를 받지 않겠다고 나선 증권사가 늘어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오는 3월 31일까지 계좌 신규 개설 또는 휴면(작년 상반기) 고객을 대상으로 수수료를 면제(단 증권거래세 0.00278%, 매도 시 유관기관 제비용 고객 부담)하는 '미국주식 수수료 혜택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벤트에서는 미국주식 온라인 수수료를 5개월간 0%, 이후 7개월간 0.05% 적용한다.
키움증권은 지난 20일 주식 더 모으기 서비스를 출시하며 미국주식 수수료 0원 혜택을 선보였다. 주식 더 모으기 서비스는 미국주식을 일·주·월 단위로 자동 매수가 가능한 적립식 투자 서비스다.
키움증권은 해당 서비스에서 매수 수수료 0%, 환전 우대 100%를 내걸었다. 서비스 출시 전 사전 이벤트 참여 고객이 8만명을 기록하며 많은 관심을 끌었다.
한화투자증권은 신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출시 기념으로 미국주식 거래 수수료를 무료로 제공하는 '미국주식 거래수수료 0%' 이벤트를 실시한다. 해외주식 거래 신규 및 휴면 고객에게 1년간 MTS 거래 수수료 0%, 환전 우대 90%로 운영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무료를 내건 메리츠증권이 리테일 파이가 적어 초반에는 관심을 끌 것이란 기대가 낮았다"며 "그러나 예상보다 투자자 자금 유입이 컸고 해외주식 관심도 늘고 있어 수수료 경쟁에 불이 붙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는 향후 거래 수수료가 더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해외주식 거래 대금이 유례없는 수준을 경신했다"며 "거래대금이 증가할수록 증권사들의 평균 거래 수수료율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