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믹데일리] 경기도 광명과 서울 금천 지역 KT 가입자들을 덮친 ‘유령 소액결제’ 피해 규모가 총 74건, 4580만원으로 늘어났다. 피해자들이 악성 링크 클릭 등 별다른 실수를 하지 않았다고 진술하는 가운데 경찰은 뚜렷한 범행 경로를 찾지 못해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8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광명경찰서와 서울 금천경찰서로부터 총 74건의 관련 사건을 이첩받아 병합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피해 금액은 광명 3800만원, 금천 780만원 등 총 458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번 사건의 피해자들은 △KT 또는 KT망 알뜰폰 가입자 △광명시 소하·하안동 또는 서울 금천구 거주 △새벽 시간대 피해 발생이라는 뚜렷한 공통점을 보인다. 특히 광명시에서는 특정 아파트 단지에 피해가 집중되기도 했다. 하지만 피해자들의 연령대나 휴대전화 기종, 개통 대리점 등은 제각각이었고 이들 모두 악성 앱을 설치하거나 스미싱 링크를 클릭한 적이 없다고 진술해 사건은 더욱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수법이 전례를 찾기 어렵고 새벽 시간대 특정 지역에서 발생했다는 것 말고는 뚜렷한 공통점이 나온 게 없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특정 지역과 시간대에 소액결제 피해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은 피해가 특정 지역에 집중된 점을 토대로 ‘중계기 해킹’ 가능성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또한 일부 피해자가 범행 과정에서 카카오톡이 로그아웃됐다고 진술함에 따라 범행과의 연관성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경찰은 현재 통신사, 결제대행업체 등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범행 경로를 추적하는 한편 일부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제출받아 정밀 포렌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피해에 이용자들의 불안감은 계속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