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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가전에서 먹거리까지...신남방 공략하는 기업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범종 기자
2019-10-29 06:46:00

삼성ㆍ현대차ㆍLGㆍ한화 등 아세안시장 공략중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기점으로 경제영토 확대

[사진=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앞두고 경제 교류 마중물 역할을 해온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번 회의를 기점으로 구체화되는 협력은 더 많은 기업의 진출에 교두보 역할을 할 전망이다.

신남방정책은 문재인 정부가 미국과 중국에 쏠린 4강 중심 외교·경제협력을 아세안·인도로 넓히는 핵심 외교·경제 정책이다.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사이에서 택일이 아닌 시너지를 추구하고 있다. 정부는 아세안과 자유무역 확대, 스타트업 육성, 산업생태계 구축 등 협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국내 기업들은 아세안 곳곳에 사업을 펴고 있다. 경제협력의 밑바탕이다.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전기에서 건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아세안을 누비고 있다. 삼성전자 서남아와 동남아지역 가전・모바일 부문은 각각 인도와 싱가포르(반도체・디스플레이 포함)에서 총괄한다. 삼성SDI도 베트남과 말레이시아에 해외 사업장을 두고 전지・전자재료 등을 제조・개발・판매한다. 삼성물산은 인도와 인도네시아에 사업장을 두고 있다. 인도에서 지난해와 올해 완공 예정으로 수주한 4곳 도급액은 1조2129억7300만원이다. 같은 기간 말레이시아 도급액은 2곳을 합쳐 4454억7100만원이다. 베트남도 2013년과 내년 사이 진행되는 3군데 공사로 3793억300만원을 수주했다.

삼성물산의 아세안 대표작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소재 쌍둥이 빌딩 페트로나스타워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2020년 선진국 진입을 위해 추진하던 국가개발계획의 한 부분으로 1997년 개관했다. 이곳은 한국과 일본 회사가 한동씩 맡아 건설 한일전으로 불렸다. 삼성물산이 일본보다 10일 먼저 꼭대기에 해당하는 피나클 설치를 마쳤다.

지난해 11조달러였던 세계 건설시장은 2023년 15조달러로 연평균 6% 성장이 예상된다. 삼성물산은 말레이시아와 베트남 등 동남아 신흥국 인프라 투자가 확대돼 시장 성장을 예상한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달 말레이시아 사라윅에서 하루 5000t 규모 메탄올 생산시설 기공식을 마쳤다. 기본 설계가 끝나면 10억달러 규모 EPC(설계·조달·시공) 사업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베트남에서는 6000억원대 유화플랜트, 태국에서는 1조2000억원 규모 정유 플랜트를 수주하고 8800억원 규모 석유화학 플랜트 계약도 맺었다.

한화그룹은 올해를 해외 사업 확대 원년으로 삼고 아세안지역 공략에 속도를 올렸다. 올해 초 태국과 인도네시아에서 각각 산업용 화약 수출과 원관 생산플랜트 건설을 시작했다. 1월 인도네시아 국영 화약업체 다하나사(社) 공장에서 '원관 생산 플랜트 착공식'을 진행했다. 원관은 산업용 화약시장에서 쓰이는 화공품이다. 화약을 기폭시키는 뇌관의 주요 구성품이다.

올해부터 3년간 설비 구축이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한화는 원관 공급을 끝낸 뒤 유지보수 관련 기술지원을 이어간다. 원관 생산을 위한 원료와 부자재 공급 계약도 맺었다. 두 계약 총 매출 규모는 약 1600억원에 달한다.

한화는 지난 1월 30일 인도네시아 수방(Subang)시 소재 국영 화약업체 다하나사(社) 공장에서 원관 생산 플랜트 착공식을 진행했다. 사진 왼쪽 첫번째는 이홍건 ㈜한화 화약사업본부장, 왼쪽 두번째는 부디 안토노(Budi Antono) 다하나社 대표이사, 오른쪽 첫번째 하리 삼푸루노(Harry Sampruno) 인도네시아 국영기업부 차관. [사진=한화 제공]

한화의 인도네시아 공략은 2012년 본격화됐다. 2012년 다하나와 처음으로 비전기뇌관 공급 계약을 맺은 이후 우수한 제품을 꾸준히 공급한 결과 오늘날 생산설비 수출이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태국 업체 메켐(MechChem)에는 산업용 화약 700t과 뇌관 200만발 등을 수출하는 계약을 2월 맺었다. 태국 수출은 미얀마와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등 인도차이나반도 전역에 해외 사업을 확대한다는 목표를 실현한 첫 사례다.

이밖에 한화는 태국과 말레이시아에 케미칼 해외법인을 세우고 화합물 제조, 석유화학과 태양광 제품 판매를 하고 있다. 한화큐셀은 말레이시아에 공장을 세워 태양광 셀과 모듈을 만들고 있다. 한화건설도 필리핀과 베트남에 지사를 두고 개발・건축 사업을 하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싱가포르와 베트남에 법인을 두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는 보험업이 진출해 있다. 베트남 보험시장은 2009년 진출해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수입보험료 기준 16억원을 시작으로 지난해 1023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2분기는 60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61억원 늘었다.

LG그룹도 아세안지역 곳곳에 진출해있다. 인도에서는 LG전자 냉장고와 영상기기를 만든다. 세탁기와 에어컨은 태국에서 만들어진다. 지난해 LG전자는 인도에서 고효율 냉장고 판매로 UN에서 16만7000t, 올해 2월 16만6000t의 탄소배출권(CER)을 발급받았다. 베트남에서는 모바일기기와 카메라 모듈이 생산된다.

LG화학의 석유화학과 OLED(올레드) 재료 같은 첨단소재 사업도 베트남에서 진행된다. 지난 16일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19’에서는 베트남 빈패스트와 함께 개발한 전동 스쿠터용 배터리 책을 선보였다. 생명과학 사업소는 인도와 태국에 두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세계 6위시장 인도 문을 두드리고 있다. 상반기 현대차는 인도에서 154만6000대를 팔았다. 품질도 인정받고 있다. 2014년 그랜드i10, 2015년 엘리트i20에 이어 2016년 크레타가 3년 연속 iCOTY(indian Car of The Year)를 수상했다. 지난해에는 신형 베르나가 수상했다. 베트남에서는 자동차 조립사업으로 아시아 태평양지역 수입 장벽과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는 아세안에서 식량자원 개발 사업을 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팜(Palm) 농장을 개발해 현지 팜 오일 양산 체제를 갖추고 점진적인 판대 확대를 추진 중이다. 미얀마에서는 2017년 미곡종합처리장(RPC) 사업에 진출해 제1공장을 열고 올 하반기 제2공장으로 유통형 식량사업을 본격화한다.

석유가스개발도 아세안에서 한다. 포스코는 2013년 미얀마에 가스 판매를 시작했다. 이듬해부터는 하루 생산량 5억ft3(입방피트)의 가스를 팔고 있다. 향후 안정적인 가스 생산 유지를 위해 가스 생산정 8공을 추가하는 2단계 개발 작업이 진행 중이다. 공사는 지난해 7월 시작했다. 추가 매장량 확보를 위한 탐사 시추도 준비중이다.

인도네시아 웨타 동광개발사업과 미얀마 동광 탐사 사업에도 참여중이다. 웨타 동광 사업 지분은 22%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얀마 가스전 2단계 개발에 착수했다. 태국에는 2016년 아연도금강판 공장을 세웠다.

국내 기업들은 주로 베트남, 싱가포르, 인도네시아에서 활동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이미 베트남, 싱가포르와 양자 FTA(자유무역협정)을 맺었다. 지난 16일에는 인도네시아와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 실질 타결을 선언했다. 말레이시아와 필리핀 FTA는 이번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타결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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