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제12호 태풍 '힌남노' 피해로 복구 중인 가운데 정부가 경영진 책임을 예고하면서 이중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 12일 제강시설 가동 이후 압연시설에 대한 복구작업에 전면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제강시설이 복구 정상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진흙탕에 잠겼던 압연시설에 대한 복구에 전사적 노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포스코는 직원 안전과 함께 고객사 피해 최소화를 강조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철강제품 가격 인상을 우려하고 있다. 포항제철소는 국내 조강 생산량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단기 가동 중단에도 산업계에 연쇄적 피해가 발생한다.
업계 추정에 따르면 포항제철소가 하루만 멈추더라도 400~500억 원 수준 손실이 발생한다. 가동 중단에 따라 포항제철소 제품을 쓰는 조선 및 완성차 업계도 납품 일정 등에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국내 완성차 업계와 조선업계는 대부분 1달 분량의 철강 재고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약 2주 뒤면 재고가 바닥날 수 있다는 호소도 나오고 있다. 각 업체에서는 대체 공급처에서 물량을 의뢰하고 있지만 이미 현장에서는 후판 가격이 인상되는 조짐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어제(15일) '압연공정 복구집중 체제' 전환을 알린 바 있다. 압연 라인의 경우 현재 공장 바닥과 지하 시설물에 누적된 토사와 뻘, 오염물 등을 제거하는 작업이 마무리 수순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압연시설에 정비인력이 대거 투입돼 설비 세척과 건조, 부품 수리 및 교체 작업이 진행 중이다.
복구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정부 압박도 더해지는 모양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포스코 측이 힌남노 대비를 소홀히 했고 공장 정상화에는 최대 6개월이 걸릴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놨다.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지난 15일 포스코 포항제철소 복구현장을 찾아 "충분히 예보된 상황에서도 이런 큰 피해가 발생한 것에 대해서도 중점적으로 한 번 따져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산업부는 "조사 결과에 따라 경영진에도 책임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복구작업 가운데 정부가 문책을 거론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아직 복구도 이뤄지지 않은 민간업체 피해를 정부가 따지겠다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현재 포스코 지분 구성은 외국인 52.67%, 국민연금 8.3%, 국내기관 18.8% 등으로 정부 지분은 없다.
포스코 관계자는 "배수와 진흙 제거 작업을 조속히 마무리 하고 피해 상황 등을 종합 파악해 이르면 금주 중 전체적인 피해 추산액과 압연공장 복구 가동 계획 등을 수립해 발표할 계획"이라며 "3개월 내 압연라인 복구를 모두 완료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