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자율주행 기술과 사업 모델 개발 정합성 검증을 위한 실증 사업 기회 및 정부 지원이 확대돼야 합니다.”
천서형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이코노믹데일리 창간 5주년 포럼 ‘2023 KEDF(Korea Economic Design Forum)’에서 ‘전기차를 중심으로 살펴보는 미래 모빌리티 전망’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이같이 조언했다.
천 연구위원은 “전기차는 기존의 내연 기관과 다른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제공하고 복합적인 에너지 운반체로 진화하고 있다”며 “앞으로 차량 내 사용자 경험과 인터페이스(사물과 사람 사이 소통을 위해 만들어진 물리적 매개체나 프로토콜)가 강조되고 무선 업데이트를 통한 콘텐츠 활용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기차가 전 세계에 약 10%가 판매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중에서 테슬라를 중심으로 전기차가 중국, 유럽, 미국에 빠르게 퍼져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의 통계를 인용해 전기차(EV) 시장을 △2020년 3% △2025년 15% △2030년 32% △2035년 44% △2040년 58%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천 연구위원은 “BMW, 벤츠(Mercedes-Benz), 벤틀리(Bentley)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중장기 전동화 목표를 갖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사이버 보안, 제품 신뢰성이 강조되고 반도체, 인공지능, 통신 등 이종산업 간의 기술 융합 범위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면서 기존의 수직계열화도 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천 연구위원은 “철강에서 자동차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가 굉장히 중요했는데 요즘에는 광산에서 서비스까지 모든 산업 영역이 확장됐다”며 “수직뿐만 아니라 수평분업화도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협업의 변화도 발생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천 연구위원은 “소니 혼다 모빌리티라고 해서 혼다가 차량 개발을 하고 거기에 소니의 콘텐츠가 들어가는 전기차 ‘아필라’라는 차량이 올해 CES에서 발표가 됐다”며 “각자의 장점을 극대화된 차량이 고객들에게 어떤 가치를 줄 수 있을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산업 본질이 미래 지능형으로 바뀌면서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체제 전환도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자동차에 정보통신기술(ICT)를 결합한 SDV는 도로위의 스마트폰으로 불리고 있는데, 차량 안에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검색, 쇼핑은 물론 개인이 원하는 서비스만 선택해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구독 서비스와 연동할 수 있다.
천 연구위원은 “벤츠가 SDV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하며 독자 OS ‘메르세데스-벤츠 운영체제(MB.OS)’를 오는 2025년까지 모든 신차에 적용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며 “차세대 전동화·디지털화 차량을 개발하는 BMW도 지난해 토요타와 함께 자율주행 사용차 서비스 업체 메이 모빌리티에 투자했다”고 전했다.
자율주행 시장 성장에 따라 관련된 반도체 사업 시장 역시 고속 성장할 것으로 봤다. 그는 “맥킨지의 분석에 따르면 2030년 전세계 자율주행 차량 관련 반도체 산업 시장 규모는 29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는 지난 2019년의 110억 달러에서 거의 3배에 가까운 수치”라고 말했다.
다만 천 연구위원은 자율주행 기술이 자동차 생태계 전반에 많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사회적 수용성에 대한 고민과 준비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완성차 업체들이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등을 고도화하고 있지만 자율주행 기술 및 사업 모델 개발 정합성 검증을 위한 실증 사업 기회가 확대돼야 한다”며 “이를 위한 정부의 지원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