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는 AI용 메모리 신제품인 HBM3E를 세계 최초로 양산해 이달 말부터 고객사에 제품 공급을 시작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는 SK하이닉스가 지난해 8월 HBM3E 개발을 알린 지 7개월 만이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부가가치·고성능 제품으로, 1세대(HBM)-2세대(HBM2)-3세대(HBM2E)-4세대(HBM3)-5세대(HBM3E) 순으로 개발되고 있다. HBM3E는 HBM3의 확장 버전이다.
SK하이닉스는 "당사는 HBM3에 이어 현존 D램 최고 성능이 구현된 HBM3E 역시 가장 먼저 고객에게 공급하게 됐다"며 "HBM3E 양산도 성공적으로 진행해 AI 메모리 시장에서의 경쟁우위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마이크론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올해 2분기 출시 예정인 엔비디아의 H200 그래픽처리장치(GPU)에 탑재될 HBM3E(24GB 8단) 양산을 시작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다만 실제 납품을 위한 대량 양산은 SK하이닉스가 처음이다. SK하이닉스는 HBM3에 이어 HBM3E도 세계 최초로 대규모 양산에 돌입하며 HBM 시장 주도권을 굳힌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의 HBM3E는 초당 최대 1.18테라바이트(TB)의 데이터를 처리하며 이는 풀HD급 영화(5GB) 230편 분량이 넘는 데이터를 1초 만에 처리하는 것으로, AI 메모리에 요구되는 속도와 발열 제어 등의 성능을 갖췄다.
SK하이닉스는 신제품에 어드밴스드 MR-MUF 공정을 적용해 열 방출 성능을 이전 세대 대비 10% 향상시켰다. MR-MUF는 반도체 칩을 쌓아 올린 뒤 칩과 칩 사이 회로를 보호하기 위해 액체 형태의 보호재를 공간 사이에 주입하고 굳히는 공정이다.
류성수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이번 세계 최초 HBM3E 양산을 통해 AI 메모리 업계를 선도하는 제품 라인업을 한층 강화했다"며 "그동안 축적해온 성공적인 HBM 비즈니스 경험을 토대로 고객관계를 탄탄히 하면서 '토털 AI 메모리 프로바이더'로서의 위상을 굳혀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