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19개 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상품 35개 중 최고금리가 연 4%를 넘어서는 상품은 찾을 수 없었다.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도 연 3.5∼3.6% 사이다.
기준금리(연 3.5%) 수준의 금리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정기예금 수요는 되레 늘었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889조7062억원으로 전월 말(872조8820억원)보다 16조8242억원 증가했다.
이런 현상은 먼저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간 수신 금리 차이가 좁혀진 것이 요인으로 꼽힌다. 앞서 저축은행들은 건전성 개선을 이유로 수신 규모를 줄이면서 예금이자가 시중은행보다 낮아졌다. 따라서 매력도가 떨어지자 저축은행 자금은 빠져나가고 시중은행으로 예금이 몰린 것이다.
통상 저축은행은 시중은행보다 1~2%p 높은 금리를 제공하면서 고객을 유입해 왔다.
저축은행중앙회에 공시된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연 3.67%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3.96%에서 0.29%p 떨어진 수준이다. 같은 조건의 5대 은행 금리(3.47%)와 단 0.2%p 차이에 불과했다.
아울러 올해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현재 예금금리를 고점으로 보는 인식도 영향을 미쳤다. 또 주식, 가상자산 등의 투자 위축도 은행 정기예금 수요를 높이는 데 한몫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은행들이 연체율 증가 이슈로 여·수신 규모를 줄여 건전성 관리에 나섰는데, 일부 상품의 경우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간 이자가 역전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며 "금리 인하 시기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은행이 안전한 선택지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