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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1차전 끝난 고려아연 경영권 대결···'세율·법적 리스크'가 관건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유환 기자
2024-10-14 21:00:35

매수가에선 고려아연이 유리

세율과 법적 리스크는 고민

양측 상호 협상 사실 부인

강성두 영풍 사장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영풍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설명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40927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강성두 영풍 사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영풍,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설명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이코노믹데일리] 영풍·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가 14일로 종료되면서 고려아연·베인캐피탈 측의 공개매수 종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주별 세금과 법적 리스크가 제각각인 만큼 결과를 두고 시장에선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영풍·MBK의 고려아연과 영풍정밀 공개매수는 지난달 13일 시작해 이날 마무리됐다. 주당 66만원이던 매수 가격은 17만원(25.8%) 상승한 83만원까지 올랐고 매수 대금은 1조9898억원에서 2조5140억원까지 5242억원 불어났다. 그 사이 고려아연 주식 1.8%를 보유한 영풍정밀에 대한 공개매수 가격도 2만5000원에서 3만원으로 20% 올렸다.

고려아연·베인의 고려아연 공개매수는 오는 23일, 영풍정밀은 21일에 종료될 예정이다. 종료 시점은 열흘 넘게 차이 나지만, 매수 가격은 주당 89만원으로 영풍·MBK의 매수가 보다 6만원(7.2%) 더 높다. 고려아연·베인의 공개매수 대금도 기존 2조6634억원에서 3조2245억원으로 5611억원 늘어났다. 영풍정밀 공개매수 가격 역시 기존 3만원에서 3만5000원으로 14.3% 인상했다.

영풍·MBK의 공개매수 흥행 여부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는 오는 17일 공개매수 결제 과정에서 알려질 전망이다. 공개매수가만 놓고 보면 고려아연 측 조건이 유리하지만, 주주별로 세금과 법적 리스크에 대한 조건이 달라 쉽사리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세금 측면에선 영풍·MBK에 매도하면 양도소득세, 고려아연에 매도하면 배당소득세를 적용받는다. 최고 세율을 기준으로 했을 땐 양도소득세가 27.2%, 배당소득세가 15.4%다. 그러나 배당소득세에 다른 금융소득과 합쳐져 종합과세를 적용받을 경우 최고 세율은 49.5%까지 오른다.

법적인 면에선 영풍·MBK가 지난 6일 고려아연 이사진을 배임 혐의로 고발하고 자사주 매입이 위법하다고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다. 이사진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돈을 빌려 자사주를 매입하는 게 적법한지 여부가 관건이다. 해당 가처분 신청에 대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오는 18일 양측 심문 후 판단을 내릴 예정이다.

만약 법원이 공개매수 종료 전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다면 고려아연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데 제동이 걸린다. 덩달아 투자자들이 이탈하며 고려아연 주가가 14일 종가 기준 주당 79만3000원에서 경영권 분쟁 이전 수준인 55만원(30.4%)으로 급락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법원은 지난 2일 영풍·MBK가 고려아연을 상대로 제기한 '자사주 취득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바 있다. 당시 쟁점은 자본시장법 상에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영풍의 특수관계인에 해당하느냐였는데, 법원은 이를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고려아연이 이번 자사주 매입을 적법하다고 주장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또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은 이번 공개매수 대결 이후에도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고려아연이 확보한 자사주는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행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영풍·MBK가 10%에 근접한 지분율만 확보하더라도 주주총회에서 표대결에서 과반을 차지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최 회장과 장형진 영풍 고문, 김광일 MBK 부회장이 만나 협상을 펼쳤다는 소식이 나왔으나, 양측은 모두 협상이 진행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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