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믹데일리] SK텔레콤이 지난 4월 발생한 가입자식별모듈(USIM, 유심) 정보 해킹 사고에 대한 후속 조치로 해외 로밍 이용 고객에게도 유심보호서비스를 확대 적용한다고 12일 밝혔다.
그동안 기술적 제약으로 국내 이용자에게만 제공되던 보안 강화책이 해외 체류 고객에게도 열린 것이다. SK텔레콤은 이날부터 순차적으로 적용을 시작해 오는 14일까지 전체 해외 로밍 고객으로 대상을 넓힐 계획이며 이를 통해 2차 피해 가능성을 원천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은 앞서 지난 7일, 국내 고객 2411만명을 대상으로 유심보호서비스 자동 가입을 완료한 바 있다. 이번 조치는 해당 서비스의 고도화를 통해 해외에서도 국내와 동일한 수준의 비정상 인증 차단 시스템(FDS)을 적용할 수 있게 되면서 가능해졌다.
류정환 SK텔레콤 네트워크인프라센터장은 "당초 계획보다 개발 시점을 앞당겨 오늘 새벽부터 해외 로밍 고객도 서비스 가입이 가능하다"며 "해외 망에서도 활용 가능한 정보를 추가 분석하는 기법을 통해 우선 해외 장기체류자 및 여행객 30만명에게 서비스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해외 로밍 고객은 별도 신청 없이 자동으로 서비스에 가입되며 완료 시 문자 메시지로 안내받는다. SK텔레콤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이용자 역시 오는 15일부터 로밍 시 동일한 유심보호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김희섭 SK텔레콤 PR센터장은 "이번 유심보호서비스 고도화는 SKT 통신망 전체를 대상으로 한 것이므로 알뜰폰 사용자도 동일한 보안 조치를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SK텔레콤은 유심보호서비스 확산과 더불어 기존 유심 교체 및 신규 유심 재설정 서비스도 지속 제공한다. 12일 0시 기준 유심 교체자는 147만명이며 예약자는 721만명으로 집계됐다. 회사는 5월과 6월에 각각 500만장, 577만장의 유심을 공급해 교체 수요에 대응할 예정이다.
이날부터 제공되는 유심 재설정 서비스는 사용자의 식별·인증 정보 일부를 새것으로 변경하는 방식으로, 유심을 직접 교체하지 않아도 동일한 보안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금융 인증서 등을 재발급받을 필요가 없는 장점이 있다.
임봉호 SK텔레콤 MNO사업부장은 "유심 교체 예약 안내 문자 발송 시 실제 내방 고객은 50~60% 수준"이라며 "유심 재고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추가 안내를 늘리고 있으며 매장 방문 시 고객이 교체와 재설정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SK텔레콤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아직까지 직접적인 2차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만일 피해 발생 시 전적으로 책임지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희섭 센터장은 "유심보호서비스로 피해를 차단할 수 있으니 고객들께서는 안심하셔도 좋다"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고객신뢰회복위원회' 구성을 준비 중이며 이르면 이번 주, 늦어도 다음 주까지 구성을 완료하고 위약금 면제를 포함한 구체적인 고객 신뢰 회복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