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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대금 '칼 결제' 1등 LG…한국타이어 '하세월' 꼴찌
물품 공급이나 공사 등을 다른 업체에 맡긴 뒤 대금을 가장 빨리 지급하는 기업은 LG그룹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28일 공시대상 기업집단(대기업집단) 80곳을 대상으로 지난해 상반기 하도급 대금 결제 조건을 점검한 결과 LG그룹은 10일 이내 결제 비율이 87.9%로 가장 높았다. 하도급 대금 지금 기간은 거래 상대방으로부터 물건을 받거나 공사가 마무리된 시점으로터 대금을 지급하기까지 기간을 말한다. 대기업집단은 2022년 1월 하도급법 개정에 따라 하도급 대금 결제 조건을 지난해 처음으로 공시했다. 대기업집단 전체로 봤을 때 15일 내 지급 비율은 68.1%, 30일 내 지급 배율은 87.1%였다. 대다수가 하도급법에 규정된 60일보다 훨씬 빨리 대금을 줬다는 얘기다. 기업집단별로 보면 15일 이내 지급 비율이 높은 곳은 호반건설(99.1%), LG(93.8%), 두산(93.3%) 순이었다. 30일 이내 지급 비율은 크래프톤, 호반건설과 DN, 오케이금융그룹 등이 거의 100%에 육박했다. 반면 대금 결제가 60일을 넘겨 진행된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한국타이어(17.1%)였다. 한국타이어는 대금 지급 지연율이 높은 LS(8.6%), 글로벌세아(3.6%)보다 '지각 입금'이 심했다. 결제 기간이 60일이 지난 시점부터는 그에 따른 지연 이자를 해당 업체에 지급해야 한다. 대기업집단 평균 현금 결제 비율과 현금성 결제 비율은 각각 84%, 97.2%로 높게 나타났다. 현금 결제에는 수표와 만기 10일 이내 상생 결제, 만기 1일 이하 어음 대체 결제 수단이 포함되며 현금성 결제에는 만기 60일 이내 상생 결자와 어음 대체 결제 수단이 들어간다. 현금 결제 비율이 100%인 곳은 한진, 카카오, 네이버, 에쓰오일, 장금상선 등 23개였다. 공정위는 공시 기한을 넘긴 7개 사업자에는 과태로 25만~10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단순히 잘못 기재하거나 빠뜨린 95개 사업자에는 정정 공시를 요구했다. 대기업집단에 속한 공시대상 사업자는 반기마다 하도급 대금 결제 조건을 공시해야 하며 지난해 하반기 거래 공시 기한은 오는 2월 14일까지다.
2024-01-28 16:4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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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현대차그룹, SW·수소·로봇 '올인''…정의선 '퍼스트 무버' 실체 나왔다
최근 10대 그룹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성과를 낸 곳은 단연 현대자동차그룹이다. 계열 완성차 기업인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사상 최고 실적이 확실시 되는 분위기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도 일본 도요타와 독일 폭스바겐그룹에 이어 3위를 굳힐 것으로 보인다. 공격적인 투자와 인재 영입으로 앞서가는 기업을 빠르게 쫓아가는 '패스트 팔로어' 전략이 들어맞은 결과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완성차 톱(Top)3에 만족하지 않고 소프트웨어(SW)·수소·로봇을 중심에 둔 종합 모빌리티 기업이란 '빅픽처(큰 그림)'를 내놨다. 지난 12일(현지시간) 폐막한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는 정 회장이 그리는 미래 현대차그룹을 집약한 자리였다. 역대 최대 규모로 참석한 현대차그룹은 수소 에너지와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목적 기반 차량(PBV),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등 미래 이동수단과 관련한 시제품과 기술을 쏟아냈다. 이들 분야는 정의선 체제 출범 이후 현대차그룹이 각별한 공을 들인 영역이다. 정 회장이 글로벌 시장에 꾸준히 던진 메시지는 '탈(脫) 자동차'였다. 단순히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전환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이후를 내다보고 경쟁사보다 짧게는 십수년, 길게는 몇십년 빨리 준비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이 내세운 '퍼스트 무버(선도자)' 전략은 정 회장의 이러한 구상을 함축적으로 나타낸다. 현대차그룹 투자의 면면을 보면 그 윤곽을 그려낼 수 있다. 지난 2021년 미국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약 1조원에 인수하며 로봇 사업 진출을 알렸다. 이보다 앞선 2020년에는 UAM 독립 법인 '슈퍼널'을 미국에 출범하면서 2028년 전동화 기체 출시, 2030년대 지역 항공 모빌리티(RAM) 기체 공개라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SDV도 현대차그룹이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는 분야다. SDV는 말 그대로 소프트웨어가 차량 성능과 편의성 등을 좌우하는 차량이다. 기존 자동차는 엔진 또는 전기 모터, 조향장치, 현가장치(서스펜션), 차체 같은 하드웨어에 의존했다. 이와 달리 SDV는 자동차의 물리적인 완성도를 기본에 두되 인포테인먼트, 주행 제어 시스템, 자율주행 알고리즘이 성능과 상품성을 좌우한다. 잠시 주춤하는 듯한 수소 사업은 영역을 확장해 투자가 이뤄진다. 차량에만 수소를 접목하는 수준이 아니라 생산, 운송, 활용이란 전 과정을 아울러 고유한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CES 2024에서 열린 미디어 데이 행사를 통해 "청정 수소가 모두를 위해, 모든 것에 에너지로 쓰이며 어디에서나 활용 가능하도록 수소 사회 실현을 앞당기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이 자리에서 각 단계별로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내놨다. 수소연료전지를 탑재한 수소전기차 '넥쏘'가 2018년 첫 선을 보인 뒤 기술 개발이나 상용화에 큰 진전이 없어 한때 현대차가 수소 사업을 포기한 게 아니냐는 루머가 돌기도 했다. 그러나 수소 트럭·버스가 출시되고 수소 트램까지 도입이 예고되면서 이는 뜬소문이 됐다. 그룹 전체로 봤을 때 이들 분야에서 예고된 투자액만 향후 10년간 200조원에 육박한다. 현대차가 지난해 발표한 '현대 모터 웨이' 전략에 따르면 이 기간 총 109조원이 투입된다. 기아는 2027년까지 32조원을 쓰겠다고 밝혔다. 비슷한 시기 현대모비스는 10조원을 들인다. 과거 본업인 완성차 제조를 키우기 위해 단행한 투자는 글로벌 톱3 기업으로 도약하는 밑거름이 됐다. 북미, 유럽, 인도·동남아 등 신규 시장을 개척하며 철저한 현지화를 고집했다. 각지에 공장을 짓거나 특화 모델을 출시할 뿐 아니라 부품 공급망까지 함께 갖추는 방식이다. 이는 현대차·기아 협력업체가 자연스럽게 해외에 진출하는 부수 효과도 냈다. 미국 앨라배마·조지아 공장과 유럽 체코·슬로바키아 공장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성공 비결로 수직 계열화를 꼽는다. 현대차그룹이 수소·소프트웨어·로봇을 신사업으로 추진하는 이유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신개념 모빌리티라는 큰 틀에서 접근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이들을 결합해 완전히 새로운 이동수단이 나올 거라는 얘기다. 상용화가 머지 않은 UAM만 놓고 봐도 세 가지를 모두 활용하게 된다. 현재 진행되는 투자는 또 다른 형태의 수직 계열화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퍼스트 무버라는 워딩(언어 표현)에는 전기차 시장에서 앞서간다는 의미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인류가 경험하지 못한 어떤 것'을 만들어내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2024-01-1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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