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완성자동차 업체들이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각종 글로벌 악재를 극복하고 지난달 일제히 판매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 1일 국내 완성차 5사에 따르면 이들의 지난달 세계 판매량(반조립 제품 수출 포함)은 66만527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 증가했다.
내수 판매는 12만2134대로 지난해 동기 대비 1.1% 줄었지만, 해외 판매는 54만3136대로 8.9% 늘었다. 월별 판매 실적이 지난해 동기보다 증가한 것은 지난 2월 이후 5개월 만이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현대차가 전년 동월 대비 4.0% 증가한 32만5999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국내 판매는 여전히 5.9% 감소한 실적을 보였다. 반면 해외 판매의 경우 6.3% 증가했다.
기아는 전년 동월 대비 6.3% 증가한 25만7903대를 판매한 가운데 국내 판매량은 5만1355대로 6.6% 증가했고, 해외 판매량은 20만6548대로 6.2% 늘었다.
르노코리아자동차와 쌍용자동차, 한국지엠 등 이른바 '르쌍쉐'도 선전했다.
르노코리아는 지난달 1만6673대를 판매해 전년 동월 대비 51.1% 증가한 실적을 거뒀다. 내수는 4257대로 14.1% 감소한 반면 수출은 1만2416대로 104.4%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쌍용차는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토레스'가 흥행하면서 전년 동월 대비 판매량이 31.8% 늘어난 1만752대를 기록했다.
내수 판매는 7.9% 증가한 6100대, 해외 판매는 85.9% 증가한 4652대로 집계됐다. 쌍용차가 월 판매량 1만대를 돌파한 건 2020년 12월 이후 1년 7개월 만이다.
한국지엠은 전년 동월 대비 15.5% 늘어난 5만3943대를 팔았다. 국내 판매는 15.7% 줄어든 4117대, 해외 판매는 19.1% 증가한 4만9826대를 기록했다.
국내 완성차 5사는 하반기(7~12월)에도 판매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일부 해소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출고 적체 현상으로 곤란을 겪고 있는 현대차·기아의 숨이 트일 전망이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유연한 반도체 배분과 차량 생산 일정 조정 등으로 공급 지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더욱 좋은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르쌍쉐는 '신차'에 사활을 걸었다. 르노코리아는 유럽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XM3' 하이브리드 모델을 하반기 국내 출시한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하반기 XM3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를 계기로 국내 시장에서 확실하게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토레스' 흥행 가도를 하반기에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쌍용차는 토레스의 빠른 출고를 위해 지난달 초부터 주간 연속 2교대 작업에 돌입했고, 여름휴가 기간에도 주말 특근을 시행 중이다.
한국지엠도 올해 출시 신차인 쉐보레 볼트EV, 볼트EUV, 이쿼녹스, 트래버스, 타호가 고객 인도에 속도를 내며 하반기 긍정적인 시장 반응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트래버스는 압도적인 차체 사이즈와 동급 최고 수준의 동력 성능으로 수입 대형 SUV 시장에서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한국지엠 투트랙 전략의 핵심 차종들이 꾸준한 시장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만큼, 이러한 긍정적인 모멘텀을 바탕으로 내수 시장에서 쉐보레의 입지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