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한국거래소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서울사옥에서 'KRX 코리아 밸류업 지수(이하 밸류업 지수)'를 공개했다. 지난 2월 발표한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에 대한 후속 조치로 자발적인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지원한다는 취지다.
세부적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한미반도체, HMM, 대한한공, 두산밥캣, 셀트리온, 한미약품, 현대차, 기아, 신한지수, 메리츠금융, 우리금융 등이 담겼다.
밸류업 지수 종목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내 시장 대표성, 수익성, 주주 환원, 시장 평가, 자본 효율성 등 5단계 스크러닝에 따라 선별됐다. 해당 지표를 근거로 △시총 상위 400위 내 기업 △2년 연속 적자·2년 합산 손익 적자 기업 제외 △2년 연속 배당·자사주 소각 실시 기업 △2년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순위 전체·산업군 내 50% 포함 △산업군별 자기자본이익률(ROE) 순위 비율 우수 기업 등의 기준을 충족하는 종목이 선정됐다.
기업가치제고 계획을 조기에 공시한 12곳 기업(23일 기준) 중 7곳만(58%) 지수에 담겼다. 메리츠금융지주, 키움증권, DB하이텍은 정식 기준에 따라 포함됐고 특혜를 받아 현대자동차, 신한지주, 우리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이 편입됐다. 콜마홀딩스, 에프앤가이드, 에스트래픽, 디케이앤디, DB금융투자는 최소 요건 미달로 제외됐다.
밸류업을 조기 공시한 기업들이 수익성, 시총, 유동성 등 최소 요건을 충족할 경우 최우선으로 편입할 수 있게 했다. 성장 기대주의 경우 공시기업 특례 편입, 산업군별 PBR 상대 평가 적용 등을 통해 향후 가치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을 반영하고자 했다.
거래소가 밸류업 지수의 투자 지표를 분석한 결과 주가순자산비율(PBR) 2.6, PER 18.4, ROE 15.6% 배당수익률 2.2% 배당성향 23.9%로 집계됐다. 기존 시장 대표 지수(코스피 200, KRX 300)와 비교할 때 최근 5년간 수익률에서 밸류업 지수가 43.5%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 참여(연기금 등) 확대, 상품화 초진, 신규수요 창출을 위해 코스피 200 등 시장 대표지수와 차별화를 뒀다. 특히 질적 요건을 도입해 시총 상위 기업이더라도 제외될 수 있게 했다.
개별 종목 지수 내 비중 상환을 15%로 규제해 기존 대표 지수와 상관 계수를 낮췄다.
거래소는 지수 편입 우대 방안을 3단계로 마련했다. 먼저 지난 23일까지 조기 공시한 기업에 대해 특례 편입을 실시했고, 내년 6월 정기 심사부터 최소 편입 요건을 충족하는 '표창기업'에 대해 2년간 편입을 유지하는 특례 편입을 적용한다. 또 내년 정기 심사 이후에는 공시이행 기업만을 대상으로 지수를 예정이다.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구성 종목들은 전체 산업군에서 고르게 편입됐고 코스피·코스닥 시장 등 시장 간 종목 배분도 적절하게 이루어졌다고 판단한다"며 "지수 안정성이나 밸류업 관련 투자 지표에서도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정 이사장은 밸류업에 대해 해외에서 제기되는 부정적 시각 관련해 "밸류업 추진에 관한 평가는 이르다고 생각한다"며 "10대 그룹들과 면담하면서 연말까지는 밸류업 계획들을 발표할 것으로 생각돼 그런 측면에서 상당한 진도가 나갈 수 있고, 밸류업이 하나의 기폭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와 관련해 정 이사장은 "금투세를 도입하기에 주식시장 체력이 미진하다"며 "개인 투자자들이 조금 더 고려되는 방향으로 금투세 결론이 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거래소는 전산 테스트 후 이달 30일부터 투자자에게 실시간 지수를 공개한다. 오는 11월 초 지수선물과 상장지수펀드(ETF)도 상장할 예정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지수 개발 과정에서 확인된 시장 수요를 적극 고려해 후속 지수를 지속적으로 개발해서 발표할 계획"이라며 "밸류업 지수 개발로 국내 증시 재평가, 기업가치 제고 문화 확산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