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경영권 확보를 위해 네이버와 두나무를 접촉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 대표는 그동안 "어떤 투자자도 만난 적 없다"고 주장해왔으나, 투자은행(IB) 업계와 하이브측 감사 결과에 따르면 네이버와 두나무 관계자들과 어도어 인수를 논의한 사실이 드러났다.
민 대표는 하이브 주요주주인 두나무와 협력사인 네이버 관계자들을 만나 어도어 인수를 제안했다. 하지만 두나무와 네이버는 민 대표와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가지 않고, 오히려 하이브에 민 대표의 접촉 사실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브는 감사 과정에서 민 대표가 네이버와 두나무를 접촉한 정황이 담긴 카카오톡 대화록을 확보했다. 민 대표는 측근과의 대화에서 두나무 관계자에 대해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도 못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던 반면, 네이버 관계자에 대해서는 "그래도 좀 잘 알아듣는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어도어는 하이브가 80%의 지분을 가진 계열사다. 민 대표는 18%, 사내이사 2명은 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분이 상대적으로 적은 민 대표가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외부 투자를 유치하여 하이브 지분을 희석하거나, 하이브가 보유한 지분을 매수해야 한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민 대표는 앞서 하이브의 경영권 탈취 주장에 대해 "회사 경영권을 탈취하기 위해 어떤 투자자도 만난 적 없다"고 강력히 부인했다. 심지어 지난달 25일 기자회견에서는 "투자자 누구와 어떤 모의를 했다는 것인지 내 앞에 데려오라"고 거센 반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투자은행 업계와 하이브측 감사 결과는 민 대표의 주장과는 정반대로 그의 진실된 의도를 드러냈다.
한편, 민 대표 측은 이날 하이브가 의결권을 행사해 민 대표를 해임하지 못하도록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 심리를 진행한다. 최대주주인 하이브측은 민 대표의 경영권 확보 시도를 막기 위해 강경한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