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보험·상호금융권 등 2금융권 대상으로 주담대 일일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했다. 신용대출 등 전체 대출 현황은 일주일 단위로 모니터링 중이다.
금융당국이 2금융권의 가계대출 모니터링 강화에 나선 것은 대출 현황을 빠르게 파악 및 분석하고 풍선효과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시중은행들은 가계부채 상승세 억제를 위한 관리 차원에서 대출금리 인상을 비롯해 다주택자 주담대와 전세대출을 중단하는 등 강한 규제에 나섰다.
실제 지난 12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727조4877억원으로 전월 말(725조3642억원)보다 2조1235억원 증가했다. 이는 지난달 초 증가액(3조9382억원)과 비교하면 줄어든 수치다. 같은 기간 신용대출은 1조247억원에서 1043억원으로 9204억원 감소했다.
이달 들어 대출 한도가 축소되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가 실행된 데다, 은행권이 대출 조이기에 나선 영향으로 분석된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규제 효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고 언급했다.
따라서 이달 가계대출 증가세는 한풀 꺾일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은행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수요가 줄어든 만큼 해당 수요가 2금융권을 넘어 불법사금융까지 번질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금융위 자료 분석 결과, 2금융권 가계대출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보험사의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3000억원 증가했고, 카드·캐피탈 등 여신전문금융사(7000억원)와 저축은행(4000억원)도 증가세를 유지했다.
이런 추세에 금융당국은 은행뿐 아니라 전 금융권에 가계부채 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4일 열린 '가계부채 실수요자·전문가 현장 간담회'에서 "대출 정보 유통 속도가 빨라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은행권 뿐만 아니라 보험·중소금융 등 전 금융권이 합심해 관리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금융회사 간 쏠림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보험·상호금융권 주담대 일일 모니터링 체계도 가동하고 있다고 밝힌 이 원장은 "대출 공급 문제와 관련해 제기된 의견을 유관 부처에 전달하는 등 주택시장이 안정화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겠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2금융권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관리 기조를 유지하되 불법사금융으로 가는 부분이 발생하지 않는지 보겠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보험사로 더 많은 대출 수요가 옮겨갈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은행의 대출 규제 정책에 따라 보험사들도 속속 주담대 제한이나 일시적 중단에 나섰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은 무주택자에만 수도권 지역 주담대를 허용하고 유주택자 조건부 대출도 금지했다. 교보생명도 다주택자 대상 주담대 제한 검토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손해보험도 지난 6일부터 주담대 취급을 중단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형 보험사들이 대출 심사 강화 조치 및 검토에 나서면서 타 보험사들도 (대출 정책을) 비슷하게 따라갈 수 있다"며 "당국도 전 금융권에 대출 관리 강화를 요구한 만큼 당장 (2금융권에) 풍선효과가 크게 번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