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
-
-
-
-
-
-
[AI 반도체 대전④·끝] AI 생태계 필수재된 소프트웨어…보안·국제표준 必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성 주위에 파 놓은 '해자(垓字)'는 '경쟁 우위'를 뜻하는 경제용어로도 사용된다. 최근 전 세계 반도체 전쟁터에도 해자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인공지능(AI) 생태계 '최강자'로 불리는 엔비디아를 통해서다.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외신은 최근 '엔비디아의 해자는 얼마나 깊은가(디지타임즈)', '쿠다는 여전히 엔비디아의 거대한 해자(해커뉴스)' 등의 기사를 쏟아냈다. AI 반도체인 그래픽처리장치(GPU)로 구축한 엔비디아라는 성을 지키는 해자는 20년 간 400만명 이상의 AI개발자들이 사용하며 필수템이 된 엔비디아 소프트웨어 쿠다(CUDA)이다. 엔비디아에 맞서기 위해 인텔, 구글, 퀄컴, 삼성 등 글로벌 대기업이 기술 컨소시엄 통합가속재단(UXL), 오픈소스 형태의 반도체 칩 설계 규칙인 '리스크 파이브(RISC-V) 등의 이름으로 반(反) 엔비디아 연합 전선을 형성하고 소프트웨어 개발에 나선 이유이기도 하다. 중국의 AI 반도체 제조업체들도 미국의 제재 압박이 심해지면서 자체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에 나섰다. 화웨이를 비롯해 중국의 신흥 GPU 제조사로 부상한 무어스레드, 바이런테크놀로지 등이다. 20일 반도체 전문가들은 소프트웨어 개발에 나선 기업과 연합체들이 엔비디아라는 성을 지키는 쿠다 해자를 넘어서기 위해 주목해야 할 부분으로 세 가지를 꼽았다. 먼저 표준화와 보안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언어, 알고리즘 등 규격화된 룰에 맞춰 표준에 가깝게 가야 한다"며 "보안성도 제대로 갖춰져야 개발자들이 선택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보안성 강화를 위해 데이터 관리의 필요성을 제안하기도 했다. 김명주 서울여대 바른 AI연구센터장은 "AI 개발 환경에서 데이터를 잘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며 "학습 데이터가 다른 악성 코드 등에 오염되지 않도록 데이터 망을 분리하는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보안을 위해 애플리케이션(앱)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익명을 요청한 업계 관계자는 "오픈소스가 폐쇄적인 소프트웨어보다 보안에 취약한 건 아니다"라며 "아이폰이 악성 코드로부터 안드로이드폰보다 더 안전한 이유는 앱의 관리가 잘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안업계 전문가는 "아직은 AI 소프트웨어에 대한 보안 허점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소프트웨어는 뜨개질과 같아서 구멍이 나기 쉽다"며 "상용화된 사물인터넷(IoT)을 보면 로봇청소기나 홈카메라가 해킹되는 사례가 있는 데 이런 분야에 적용되는 보안 정책을 참고하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소프트웨어 보안 강화를 위해 협업에 나선 곳도 있다. 리스크파이브는 오픈소스 형태의 소프트웨어 개발에 나서면서 데이터 및 사용자 개인 정보를 보호할 수 있는 강력한 보안 조치의 필요성을 인식했다. 이에 세계적인 보안 연구기관인 엠프루프(Emproof)와 함께 공격을 방지하도록 설계된 제품을 제공받기로 했다. 엠프루프 최고경영자(CEO)인 브라이언 켈리는 "리스크파이브의 혁신 정신이 시스템 보안 분야에서 30년 이상의 경험을 가진 엠프루프의 비교할 수 없는 보호와 결합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전문가들은 쿠다와의 차별화 전략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저전력 GPU 등이 대표적이다. 김 센터장은 "AI가 비판 받는 것 중 하나가 막대한 전력 사용량과 탄소 배출인데 연합 전선에서 저전력 GPU를 개발한다면 유리할 수 있다"면서 "저전력 GPU가 국제 표준이 된다면 엔비디아와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AI반도체 칩인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연결성에 주목한 기업도 있다. 삼성전자다. 삼성전자 AI반도체 개발자는 "삼성이 강점을 가진 하드웨어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같은 메모리 저장장치 스펙을 압도적으로 가져가는 동시에, 삼성 하드웨어를 쓰는데 불편함이 없는 소프트웨어를 만들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AI 반도체 칩 생산과 함께 자체 AI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도 시장의 주목을 받는 데 실패한 미국의 AMD 사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내놨다. AMD는 2016년 쿠다의 대항마로 오픈소스 형태의 'ROCm'을 공개했고 지난해 10월엔 AI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노드 AI'를 인수하는가 하면, 12월 생성형 AI에 특화해 업데이트한 ROCm 6.0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ROCm은 AMD 자사 GPU에만 최적화 돼 있어 엔비디아 GPU를 사용 중인 개발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다. 여기에 ROCm을 사용하려는 신규 개발자에 대한 지원도 부족했다. 한 개발자는 "엔비디아는 쿠다를 지원하기 위해 광범위한 개발자 리소스, 튜토리얼, 도구, 라이브러리를 제공한 반면 AMD ROCm은 상대적으로 이러한 지원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2024-05-21 06:00:00
-
-
"AI로 물류 리스크 벗어나자"…삼성SDS, '첼로스퀘어' 자신감
삼성SDS가 물류서비스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한다. 급변하는 글로벌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리스크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삼성SDS는 20일 서울 송파구 잠실캠퍼스에서 '첼로스퀘어(Cello Square) 미디어데이'를 개최하고 AI를 활용한 디지털 물류로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글로벌 공급망은 코로나19 이후 △지정학적 리스크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 △기후 대응 이슈와 잇따라 맞닥뜨리고 있다. 오구일 삼성SDS 물류사업부장(부사장)은 "공급망 위험을 식별·추적·측정할 수 있는 디지털 전환이 필요하다"며 "삼성SDS의 디지털 물류 플랫폼 '첼로스퀘어'를 통해 물류 운영의 확장성과 민첩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AI 활용한 실시간 물류 리스크 대응 우선 삼성SDS는 머신러닝과 생성형 AI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공급망 리스크를 감지하고 신속한 대응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회사는 매일 수집한 6만건 이상의 글로벌 뉴스에서 머신러닝을 활용해 물류 리스크를 자동 추출한다. 이를 위해 약 2만건의 글로벌 물류 리스크 사례로 위험도를 판단하는 모델을 개발했고 생성형 AI가 위험도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학습시켰다. 물동량을 포함한 물동 데이터가 자동으로 산출되면서 삼성SDS 물류 전문가들은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신속하게 대응 방안을 수립했다. 실제 삼성SDS는 지난 4월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 상황을 즉시 감지하고, 이스라엘 도착 예정 항공 물동에 영향이 있음을 고객에게 알린 바 있다. 이후 확전에 대비해 오만, 아랍에미리트(UAE) 등 인근 항구까지 해상으로 운송한 후 주변국을 활용하는 대체 운송 방안을 제시해 예정된 시간에 운송을 완료했다. ◆생성형AI로 물류 업무 초자동화 구현 삼성SDS는 생성형 AI로 하이퍼 오토메이션(초자동화)을 실현시키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전에는 고객이 직접 삼성SDS의 디지털 물류 플랫폼인 첼로스퀘어에서 각 메뉴별로 클릭해 정보를 파악해야 했다면 앞으로는 생성형 AI와의 대화만으로 필요한 컨테이너 개수를 산정하거나 견적을 조회하는 등 서비스를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시간·비용·환경을 아우르는 물류 전체 가시성도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삼성SDS는 첼로스퀘어에서 고객들에게 화물 이동 상황, 선박 지연, 항구 혼잡도, 컨테이너 현황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는 과거 데이터를 분석해 선박 예상 이동시간, 항만 체류시간 등을 계산해 더 정교한 도착 예정 시간 예측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선박 억류와 같은 이상 상황, 해상·항공 운임도 예측한다. 운송 수단별 탄소배출량과 탄소집약도까지 보여줘 고객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지원할 방침이다. 오 본부장은 "첼로스퀘어에 구축한 대화형 프롬프트(AI 명령어)는 자동으로 물동량이 얼마인지, 물류비를 얼마로 책정했는지 등의 고객 물류 데이터를 추출할 수 있다"며 "하반기까지 테스트 과정을 진행하면 올해 말 실제 업무에 적용해 고객서비스까지 연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SDS 첼로스퀘어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81% 급등한 2550억원이다. 가입 기업은 1만2200여개로, 전년 동기 대비 133%, 전분기 대비 10% 늘었다.
2024-05-20 14:38:00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