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키움증권에 따르면 지난 주말인 5일(오전 10시)부터 6일(오후 10시)까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홈트레이딩시스템(HTS)·홈페이지 서비스를 중단하고 시스템 점검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온라인 채널에서는 전자거래, 계좌개설, 비대면 업무가 중단됐고 미수금·추가증거금 확인을 제한했다. 본래 점검 종료는 6일 오후 8시로 예상됐으나 3차례 연장된 끝에 2시간 지연된 10시에 종료됐다.
앞서 키움증권 MTS '영웅문S#'에서는 지난 3~4일 이틀 연속 매수와 매도 주문이 지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관세를 발표했던 지난 3일 개장 직후 MTS에서 1시간 동안 매수와 매도 주문이 체결되지 않았다.
헌법재판소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을 선고했던 4일에도 장 시작한 뒤 1시간 30분간 오류가 발생했고 복구했지만 탄핵 선고가 시작되자마자 재차 시스템 오류가 나타났다. 이날은 국내주식 외 일본과 싱가포르 주식에서도 매매 주문 체결이 지연됐다.
키움증권은 "주문 폭주로 인해 접속 서버에 병목현상이 발생했다"는 입장이지만 현재까지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진 않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거래대금은 전체 시장에서 △1일 12조3210억원 △2일 13조7180억원 △3일14조0648억원 △4일 18조5119억원으로 평이한 수준을 보였고 타 증권사에서는 오류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볼 때 업계에서는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중론이다.
리테일 1위를 달리고 있는 키움증권에서 이틀 연속 시스템 장애가 발생하면서 신뢰 하락은 불가피해 보인다. 키움증권의 리테일 시장점유율(MS)은 지난해 4분기 기준 29.4%로 국내 증권사 중 1위다.
키움증권은 전산 운용비를 매년 증가해 왔지만 이번 전산장애로 리스크 관리의 한계점이 드러났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산 운용비는 전산시스템 운영과 관리에 드는 비용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전산운용비로 △2020년 630억2771만원 △2021년 764억1875만원 △2022년 919억4070만원 △2023년 949억1238만원 △2024년 1096억7330만원을 지출하며 5년간 74.01% 늘었다.
주말 점검이 완료된 이후 첫 영업일을 맞는 7일 거래는 정상적으로 진행됐지만 고객들의 불만은 계속됐다. 개선 작업을 통해 명확한 장애 원인을 해결했는지 안내와 공지가 없었고, 기존보다 늦어진 점검 시간에 대한 사과도 없었기 때문이다. 민원을 넣은 일부 고객은 언제까지 보상 절차를 완료하겠다는 기한도 명시하지 않았다고 비판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고객이 스스로 피해를 입증하라고 하냐", "개별적으로 손실 청구를 하지만 얼마나 책임을 배상할지는 의문"이라고 비판하며 일부 고객은 소송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양일간 시스템 이용에 불편을 겪으신 모든 고객님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키움증권은 오는 11일까지 주문지연 등으로 손실이 발생한 고객이 보상기준 및 절차에 따라 전자민원을 접수할 경우 보상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고객이 △계좌번호 △민원발생일자 △주문시간 △매수·매도 △종목 △수량 △가격 △보상요구사항 등을 기재하면 로그기록에 따라 보상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한편 금융감독원도 키움증권 전산 사고 이후 지난 4일 금융투자협회와 증권사 최고정보책임자(CIO)를 불러 전산 안전 운영을 위한 점검을 당부했다. 금감원은 키움증권에서 발생한 전산 오류에 대해 위반 여부를 검토한 뒤 검사 여부를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