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 '빅3'인 HD현대(구 현대중공업그룹),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은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 참가하지 않는다. 또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다수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이번 행사에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
서울모빌리티쇼는 1995년 '서울모터쇼'로 시작했다. 서울모터쇼는 세계자동차산업연합회가 공인한 국내 유일 국제전시회로 인정받으며 매 홀수 해에 진행됐다. 2021년에는 모빌리티 산업 전반적 변화를 담겠다며 이름을 바꿨다. 조직위는 "이번 행사에는 다양한 이동수단 중심으로 변화하는 산업의 정체성·비전을 담겠다"는 취지를 앞서 밝히기도 했다.
2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에도 조선·항공업계 대형 업체들이 참여하지 않는 것은 '모터쇼'라는 고정관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명칭 변경에도 완성차가 주인공인 연극에 조선·항공업계가 어울릴만한 배역은 없다는 판단도 영향을 미쳤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모빌리티쇼는 완성차 중심 서울모터쇼라는 인식으로 참석과 관련한 검토도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도 "명칭이 바뀐 것은 알고 있었지만 '완성차 중심 행사에서 항공사가 어떤 기술을 왜 전시해야 하는가'라는 것에 대한 의문이 있다"며 "(조직위 측에서) 한국공항공사 등 일부에 접촉을 했던 것으로 알지만 업계에서는 '굳이 왜?'라 의문을 표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서울모빌리티쇼조직위원회 측은 자동차 산업 외 조선·항공 분야 대형 업체들의 불참은 '과도기적 현상'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올해 행사는 기존 완성차 중심 행사에서 명칭을 바꾼지 2회차에 불과한 만큼 차후 홍보활동이나 인지도 개선 등을 통해 타 산업군의 참가업체도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직위 관계자는 "이번 행사를 우선 성공적으로 개최한 뒤 그 기반에 따라 향후 대형 업체들도 적극적으로 유치할 생각"이라며 "올해 행사에서 UAM 특별관 등을 운영하는 만큼 성과에 따라 대형 업체 참석 유도해 2025년 3회차 행사를 잘 준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완성차 외 조선·항공 산업군이 '뉴모빌리티' 주제로 묶여 전시관이 운영된다. 조직위는 주요 업체들이 참가하지는 않지만 항공우주산학융합원과 협력해 특별 전시관을 운영하고 전략 세미나·심포지움을 열기로 했다. 또 일반 관람객 대상 전시 외에도 모빌리티 산업 발전을 위한 기업 대 기업 사업(B2B) 지원과 정책 논의 등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조선업 쪽은 특별히 신경쓰지 못한 것이 맞는다. 모터쇼라는 인식이 강해 모빌리티쇼로 이름을 바꿨음에도 (업계에서) 의구심을 많이 가지실 것"이라며 "이번 행사에서 B2B 특별관을 운영하고 참가업체를 많이 유치해 모빌리티 행사로 확실하게 전환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생각"이라고도 덧붙였다.
한편 2023 서울모빌리티쇼는 오는 30일 프레스데이를 시작으로 다음날인 31일부터 내달 9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개최된다. 총 전시 규모는 5만3541㎡이고 전 세계 10개국 160여 개 기업·기관이 참가한다. 이 중 완성차 업계에서는 국산차 5개사(현대자동차·기아·제네시스·르노코리아자동차·쌍용자동차), 수입차 5개사(BMW, 미니, 메르세데스-벤츠, 테슬라, 포르쉐) 등 10개사가 나서 신차와 브랜드 전략 등을 소개할 예정이다.